세계 속 붓다의 딸 – 하주스님

하주스님 Haju sunim

[세계 속 붓다의 딸 #13] 미국 앤아버에 위치한 ‘자비로운 지혜를 위한 불교회(Buddhist Society for Compassionate Wisdom, BSCW)’의 선임지도사인 하주스님과의 인터뷰를 소개한다.

*자비로운 지혜를 위한 불교회 홈페이지, *번역: 이영희

시드니 Sydney:

안녕하세요. 스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 말씀 부탁드립니다.

Hello, Haju sunim. could you please give us a brief background introduction about yourself?

 

하주스님 Haju sunim:

저는 1944년 1월 8일,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주의 밴쿠버에서 태어났습니다. 부모님은 겸손하시고 근면하신 분들이었지요. 아버지는 어부이자 조경사셨고 어머니는 식료품점의 육류코너에서 일하시면서 아버지의 일을 돕기도 하고 저희 3남매를 기르셨습니다. 저는 학사학위와 교원 연수를 마치고 밴쿠버와 토론토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회계사로 일하는 저의 남편 직장 때문에 저와 남편은 토론토로 이주했지요. 그곳에서 저는 요가 강의를 들었고 요가 강사가 되기 위해 2년 동안 시바난다 요가 전통에서 수련을 받았습니다. 그 후 남편과 저는 이혼을 했고 1978년 한국인 선승이자 비구 스님인 삼우스님을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는 새로운 동반자와 함께 삼우스님의 수행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우리는 사찰이 있는 아파트의 길 건너편에 살고 있었습니다. 1979년에 딸을 하나 두었고 그 후 한국분들의 도움을 받아 구입했던 낡은 집을 고치기 위해 사찰로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토론토의 삼우스님 사찰에서 기거하게 되었고, 1982년에 한국으로 순례 여행을 다녀온 후에 다시 한국분들의 도움으로 구입하게 된 미국 미시건주의 앤아버에 있는 허름한 집으로 이사를 들어갔습니다. 1985년 두 번째 남편이 떠나고 두 딸을 오롯이 제 손으로 기르면서 오늘날까지 앤아버 선불교사찰 창건과 운영을 도왔습니다.

현재 저는 ‘자비로운 지혜를 위한 불교회(Buddhist Society for Compassionate Wisdom)’의 선임지도사입니다. 이곳은 예전에는 선련사(Zen Lotus Society)라고 불렀으나 지금은 이렇게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삼우스님께서 기존의 ‘선련회(Zen Lotus Society)’에서 1993년경 지금 명칭으로 바꾸도록 하셨습니다. 새로운 이름이 우리가 하는 일을 좀 더 분명하게 드러낸다고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한편 마음 법사는 속명이 글로리아 콕스이며, 현재 앤아버 선불교사찰의 리더십 과정을 맡고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변함없이 토론토, 앤아버, 시카고, 멕시코씨티, 그리고 뉴욕에 있는 사찰과 농장을 계속 도우려고 생각합니다.

시드니:

선련사에서 삼우스님을 어떻게 만나게 되셨는지 말씀해주십시오.

Tell us your story about how you met Samwoo sunim from Seonryeon-sa.

 

하주스님:

삼우스님께서 명상수업을 한다는 내용의 전단지를 지역 마켓에 붙이고 계셨는데 그걸 보고서 만났습니다. 그 해 여름, 저는 토요일 아침 5시부터 오전 11시까지 진행하던 명상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아파트 지하에 자리한 삼우스님의 사찰에 나갔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44년째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입주 수련생으로 사찰에 들어가서 1986년 법사로 계를 받고, 1993년에 법회를 돕고 1999년에 전법게를 받았습니다. 삼우스님은 파킨슨병을 앓아오셨는데 2년간 풀타임으로 케어를 받으셨지요. 그리고 바로 어제 2022년 8월 6일 밤 11시경에 제자들에 둘러싸여 평화롭게 열반에 드셨습니다. 우리는 사랑하는 스승님을 위해 곧 장례계획과 절차를 알려드릴 예정입니다. 

시드니:

미국에는 다양한 불교 전통이 들어와 있습니다. 스님이 한국불교에 귀의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There are various Buddhism traditions in the US. What inspired you to get ordained into Korean Buddhism?

 

하주스님:

1978년 처음으로 삼우스님의 사찰과 수행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선수행보다 요가가 더 인기가 많았지요. 저 역시 요가 강사로 훈련을 받고 요가를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삼우스님과 만난 후에 우리는 우리 집 건너에 있던 아파트의 다락방 사찰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거의 매일 선수행 프로그램에 참가했지요. 종종 보살님들이 좋아하던 큰 정원이나 야외로 방생을 가는 데에 동참하기도 했습니다. 용맹정진 안거도 참여했지요. 그러면서 우리는 스님과 유대감을 가지게 되었고 스님이 가르치시던 한국의 선불교에도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스님을 통해 시내에 있는 다른 사찰들을 알게 되었고 그분들 역시 때때로 우리 사찰을 방문했지요. 제가 우리 엄마의 재혼 때문에 캐나다의 밴쿠버로 돌아가게 됐을 때, 미국 북부 캘리포니아에 있는 샤스타 수녀원(Shasta Abbey) 출신의 수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10일간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그곳에 정이 들어서 그곳에서 살까 생각도 했었지만 삼우스님과 스님의 투박하고 근면한 실천 중심적인 선불교의 종교전통, 그리고 토론토에 있는 배우자와의 관계를 생각하니 서둘러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드니:

선련사에 대해 좀 더 말씀해주십시오. 선련사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거하나요? 그리고 그곳에 계신 분들은 모두 스님들인가요? 재가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또 선련사에서 염불하는 장면을 보니 지금 한국에서 하는 것과 약간 다르던데 그 점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십시오.

Tell us about Seonryeon-sa. How many people are staying at the temple, and are they all monastics? What kind of programs do you have for lay people, etc. You have a slightly different way of chanting, tell us about it.

 

하주스님:

앤아버에 있는 우리 선불교 사원은 1982년 삼우스님께서 창건하셨습니다. 빅토리아 하우스라는 빌딩 하나로 시작했는데 우리가 목공소와 창고로 쓰던 큰 차고가 있는 곳이었지요. 지금은 빌딩이 3개 있는데, 주거와 행정업무용으로 넓고 새롭게 단장한 원래의 빅토리아 하우스, 2019년부터 2020년까지 대형 법회를 위해 역시 새 단장한 상가 빌딩, 그리고 주거공간과 가족을 위한 선 프로그램, 바느질, 예술 활동을 위한 신축 빌딩이 있습니다. 현재 우리 절에는 총 9명이 계십니다. 저와 마음법사는 법회를 이끌면서 항시 사찰에 상주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일곱 분은 직업과 사찰 밖에서의 다른 책무 때문에 상주하지는 않고 필요에 따라 자주 사찰에서 지냅니다. 우리는 한국에서와 같은 출가자는 아니지만 우리의 조직은 훌륭합니다. ‘자비로운 지혜를 위한 불교회’는 캐나다, 미국, 멕시코에 사찰을 가지고 있는 비독신 북미불교종이며 그런 의미에서 우리 멤버는 한국 전통불교에서와 같은 승려는 아닙니다.

우리는 일반 재가신도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일요일에 3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그 중 2개는 온라인이고 기초명상코스와 불교적 주제에 대한 강좌 시리즈가 있습니다. 그리고 주간 회복 법회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우리 중 몇몇은 지방 여성교도소에 가서 매주 법회를 엽니다. 그리고 노숙자와 음식이 필요한 분들을 위한 주간 음식 나눔 프로그램도 운영합니다.

저희 사찰에서는 신도들을 위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수요일 저녁 특별 참선프로그램과 법공부, 일요일 아침 명상, 하주스님과 함께하는 참선 문답, 몇 개의 일일 안거 프로그램, 매년 실시하는 4번의 용맹정진, 매주 하는 법공부 모임, 수행 프로그램, 미륵부처님 불교대학, 불법 수호자와 봉사자 연수 프로그램. 선 수행 가족 프로그램, 매월 법회 진행, 10대를 위한 선 깨우침 마음 강의, 생로병사와 다음 생을 위한 마음챙김 수행 등을 진행합니다. 또한 코로나19로 진행하지 못한 1년을 빼면 36년간 한 번도 멈추지 않고 지속해 온 연례 평화캠프 도 있습니다.

그리고 염불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저희가 하는 염불은 삼우스님께서 북미의 상황에 맞게 적절히 응용하신 염불입니다.

시드니:

예를 들어 티벳이나 베트남 등 다른 불교 전통과도 관계를 갖고 계신가요?

How do you relate with other Buddhist traditions? (Tibet, Vietnam, etc.)

 

하주스님:

저희는 테라바다 전통의 비구 보디(Bhikkhu Bodhi)께서 창건한 ‘불교지구촌구제(Buddhist Global Relief)’와 함께 ‘기아종식을 위한 걷기운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또한 삼학사원, 중국의 화엄종 사찰의 쫑하이 비구니 주지스님께서도 가끔 저희 사찰을 방문합니다. 개인적으로 여기 앤아버에서 티벳불교와 테라바다 전통에서 온 좋은 친구들을 많이 알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우리 단체와 특히 삼우스님은 다른 전통에서 온 수계 받은 스승들을 환영하셨습니다. 특히 초창기에 태국의 비구승과 중국의 비구승이 우리 절을 방문해 몇 주씩 머무르면서 법문을 하시고 우리가 해마다 하는 수계의식의 증명 법사 역할을 해주셨습니다. 최근에는 틱낫한 스님 문중의 비구스님이 거의 1년 가까이 우리 사찰에 머물렀습니다. 저는 지난 수 년 동안 ’미국 선승 연합‘의 연간 회의에 참석해 왔는데, 대개 회의는 다른 선종 계맥의 스승들과 함께 수일에 걸쳐 진행됩니다. 삼우스님께서는 1986년 앤아버의 선련사에서 첫 회의와 함께 이 조직을 만드셨습니다. 컨퍼런스를 조직한 이유는 아시아 출신의 창건자들이 죽은 후에 전통을 이끌고 나가기 위한 2세대 미국 선불교 지도자들로 하여금 서로를 알게 하려는 취지이셨습니다.

시드니:

스님은 한국의 사찰이나 단체로부터 후원을 받거나 상호 교류를 하시는지요?

Do you have any inter-relations with or do you get supports from other Korean temples, or Buddhist temples or organizations in Korea?

 

하주스님:

아닙니다. 저희는 한국의 사찰이나 기관으로부터 재정적 도움은 받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최근에 대행스님 열반을 기념하기 위한 대회에 참석 차 한국에 갔을 때, 전국비구니회관의 스님들로부터 법복을 기부 받았습니다. 저희는 모 사찰인 ‘자비로운 지혜를 위한 불교회’로부터 건물이나 개축공사를 할 때 지원을 받습니다.

 

시드니:

자주 한국을 방문하시나요? 이번 방문의 주된 목적이 무엇이었습니까?

How often do you visit Korea? What brought you here this time?

 

하주스님:

1982년 가을에 약 세 달간 삼우스님과 함께 한국을 방문했었습니다. 그리고 1999년 8~9월에 한 달간 한 번 더 방문했었지요. 이번 2022년 6월 방문은 한마음선원에서 대행큰스님 열반 10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개최했는데 발표자 중의 한 사람으로 초청을 받았습니다.

 

시드니:

이번 한국 사찰 순례에 함께 오신 다른 분들을 소개해 주십시오.

Would you introduce the people who accompanied you?

 

하주스님:

마음 법사 글로리아 콕스는 계를 받은 법사이고 앤아버 선련사의 신임 부장입니다. 전에는 병원 행정업무를 했었고 15년간 수행을 해왔으며 우리 사찰에 머문 지는 10년이나 되었습니다. 우리 사찰의 다른 법사들과 함께 행정업무, 사찰 유지관리, 그리고 각종 법회와 교육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퀼트를 수년 간 만들어 왔고 우리 사찰의 고양이 ‘마니’와 즐겁게 지낸답니다. 이번 한국 사찰 순례에서도 조용한 관찰자로 우리를 도왔지요. 

하연 켈리 콜린(Hayeon Kelli Conlin)은 계를 받은 법사이고 10년 동안 불교 수행을 해왔습니다. 우리 사찰에서 파트 타임으로 상주하고 있으며 사찰의 연례행사인 평화캠프를 조율하고 사찰의 다양한 모든 다르마 프로그램을 돕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녀는 수공 치즈 생산자이고 모자이크 예술가이기도 합니다. 이번 한국 순례에서 사진을 담당하기도 했지요. 

자과 켈리 대븐포트(Jagwa Kelly Davenport)는 우리의 최연소 법사입니다. 바깥세상에서 인터넷 보안회사의 행정 일을 하면서 우리 사찰의 법회 프로그램을 많이 돕고 있습니다. 또 재봉 솜씨가 뛰어나서 자신의 옷을 손수 지어 입을 뿐 아니라 사찰에서 재봉일이 있으면 즐겁게 봉사를 한답니다. 이번 한국 사찰 순례 때도 조은수 교수와 밀접히 연락하면서 모든 것을 잘 조율했지요.

(왼쪽부터) 하연법사, 마음법사, 자과법사

시드니:

이번 한국 사찰 순례에 대한 단상을 말씀해 주십시오.

Please tell us about your thoughts and feelings about this trip to Korea.

 

하주스님:

우리가 한국에 머무는 동안 정말 여러 가지 많은 점에서 우리를 환대해주신 한국분들의 친절함과 관대함에 감동 받았습니다. 운전해주신 분들, 통역해 주신 분들, 한마음선원의 대회 주최자분들과 우리가 방문한 삼보사찰의 친절한 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한국 선불교와 이곳 앤아버 저희 사찰에서의 매일의 삶이 다르지 않음을 알려주는 영감을 얻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시드니 탐슨은 샤카디타 코리아 홍보간사를 맡고 있으며, 샤카디타 코리아 뉴스레터 영문판 에디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Sydney Thompson is Sakyadhita Korea’s publicity assistant and writer for Sakyadhita Korea’s English cont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