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니스님과 함께한 토크 콘서트, 물길을 바꾸는 미래 – 김수용

샤카디타 코리아에서는 지난 9월 19일, 비로자나 국제선원에서 N포세대 청춘들의 고민에 동감하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고민있는 청춘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던 이번 토크콘서트는 고민하고 방황하는 청춘에게 청춘의 스님이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주제로, 제천 자광사 총무이신 효준스님의 ‘자신의 힘 키우기’ 로 진행되었다. 불교를 처음 접하는 청년들이 대부분이었던 관객을 대상으로 효준스님은 젊음과 불교를 쉽고 재미난 비유를 통해 연신 웃음을 자아내었다.

김수용

서울시립대학교
경제학부 3학년

물길을 바꾸는 미래

“불교계에서는 제가 여러분과 비슷한 위치죠.” 효준스님께서는 본인을 대부분 대학생인 우리와 비슷한 사람이라고 소개하셨다. 아직 공부 중임을 강조하며 자신을 낮추는 스님의 모습이 친근하고 겸손하게 느껴졌다.

스님께서는 “유재석이 방송에서 재미를 위해서 다른 사람을 속이거나 방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그런 유재석은 신뢰할 수 있는 반듯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며 "이는 어쩌면 승리를 위해서는 남에게 피해를 주는 방법도 불사하는 모습이 만연한 우리 사회를 반증한다. 만약, 우리가 이런 모습을 평범하지 않게 여겼다면 방송에서 이런 모습으로 재미를 유도하기 힘들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다.

위처럼 경쟁이 만연한 삶은 우리를 조급하게, 타인을 경계하게 만든다. 또한 우리의 삶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예측하지 못한 일이 때때로 발생하고, 내가 원하는 바와 다름에 크게 괴로워하기도 한다. 우리는 이런 사회와 삶 속에서 살아간다. 그 고통과 고민을 인정하고 이에 대한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이 오늘의 이야기였다.

생각이 반복되어 습관의 강을 이루다

스님께서는 우리 삶이 온전히 우리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를 강에 비유한 ‘생각과 습관’에서 찾으셨다. 생각이 반복되어 습관의 강을 이루기까지, 우리는 숱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게으름과 스트레스, 현실적인 이유 등으로 항상 이상적이지는 않게 선택을 내리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로 습관이 생긴다. 이렇게 만들어진 습관에 의해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생기고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우리는 스스로 만든 습관대로 생각하고 행동하지만 그 습관이 본인의 이상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물길의 모양을 그대로 따라가는 강물 위에 떠 있는 꼴이다.
우리가 만들어낸 습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물길(습관)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리가 그 동안 익숙하게 여기던 습관을 바꾸는 데에는 많은 고통이 수반될 것이다. 이 고통은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하지만 습관을 바꿀 수 있다면, 자신과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다.

자신을 바꾸는 것은 순수한 본인의 노력이지만 어떤 방향으로 자신을 바꿀지는 타인의 조언을 받을 수 있다. 효준스님은 이 때 방향을 제시해주는 조언자로서 불교를 추천하셨다. 불교의 기도와 삶에 대한 고찰을 통해 사회에서는 가르쳐주지 못 하는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다고 하셨다. 기도를 통해서 올바른 생각과 가치관에 대해 생각할 수 있고 이를 타인들과의 교류로 키워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스님의 말씀에서 상당히 기억에 남는 말이 있었다. “불교는 다이어트처럼 단순히 아는 것을 넘어서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상은 스님의 말씀을 내가 이해한 방식대로 정리한 것이다. 평소, 불교에 관심은 있지만 불교에 관한 지식이 거의 없는 나도 가볍게 접근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설명해주셨다. 또한 스님의 처음 소개 때문인지, 스님의 미소와 청중들과의 소통 때문인지 무겁고 지루할 수 있는 내용이고 처음 만난 스님과의 이야기임에도 대화가 편하고 친근하게 느껴졌다.

사실, 나는 최근 큰 고민 없이 생활하고 있었다. 언젠가 기회가 주어질 것이란 막연한 생각을 하며, 그 때를 위해 공부하고 있었다. 고민 아닌 고민이라면 너무나 추상적인 생각이기에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뿐이었다. 어쩌면 고민이 없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부정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나에게 불교를 통한 가치관 확립과 삶에 대한 고찰을 논하시는 스님의 말씀은 상당히 감명 깊었다. 나의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과 내 삶의 가치관에 대한 생각을 펼쳐나갈 방향을 제시 받은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