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송년의 밤, 샤밤샤밤을 마치며

꽃분홍 목도리, 연분홍 코트, 핫핑크 가방, 진달래색 머리핀…… 2019년 12월 15일(토), 불교여성개발원 지혜실이 온통 분홍색으로 물들었다. 제5회 샤카디타 코리아 송년의 밤, 샤밤샤밤에 찾아온 27명의 참가자들은 드레스코드인 ‘분홍색’ 소품 및 의상을 저마다 뽐내며 입장했다. 특히 올해는 다른 이와 함께 먹고 싶은 음식을 각자 조금씩 싸오는, 이른바 ‘포트럭파티’로 열려 저마다 양손이 무거웠다. 본각스님의 시원한 동치미와 주먹밥을 시작으로 진명스님의 빵, 김은경님의 핑크색 떡, 정형은님의 핑크색 딸기 케이크, 신미아님의 또띠아칩, 원혜영님의 삼색 만두, 박진선님의 과일, 강소영님이 직접 말아온 김밥 등 다양한 음식이 테이블에 깔렸다. 수경스님께서는 일일 카페를 열어 직접 원두를 갈아 커피를 내려주셨다. 따뜻하게 데워진 뱅쇼도 추위를 녹이는 데에 한 몫 하였다.
G.E.P. 4기 수료생이자 샤카디타 족자카르타대회에서 통번역 자원봉사를 했던 김성은님이 사회를 맡았다. 이어 2018년의 샤코 활동을 간단히 돌아본 뒤 2019년 6월에 열릴 샤카디타 호주대회의 설명이 간략히 있었다. 서양권 나라에서 최초로 개최되는 이번 대회는 어느 때보다 경비가 많이 들 예정이지만 불교가 새로이 전파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라서 관심이 높다.
이번 샤밤샤밤은 청백전으로 기획하여 모든 참가자들이 행사에 직접 참여하는 시간으로 마련하였다. 보라색 단지 안의 쪽지를 펼쳐 청백팀으로 구분해 앉으니 청팀 8명과 백팀12명이 되었다. 청팀은 스님 4명과 재가자 4명, 백팀은 스님 1명과 재가자 10명으로 언뜻 보기에 승패가 구별되는 것처럼 보였다.
첫번째 게임은 귀를 직접 움직일 수 있는 토끼모자를 쓰고 동요에 맞춰 한쪽 귀 혹은 양쪽 귀를 접는 게임이었다. 미리 정해둔 단어가 나올 때마다 귀를 접는 순발력이 중요하다. 양팀의 대표는 ‘기찻길 옆’ 동요를 쉽게 통과하여 ‘머리 어깨 무릎 발’을 아슬아슬하게 완수하였다. 마지막 노래는 ‘상어 가족’으로, 빠른 박자에 생각보다 많은 상어의 출현으로 장내는 곧 웃음바다가 되었다.
두번째 게임은 이구동성 게임이었다. 3~5명의 팀원이 한 단어를 두고 각자 한 글자씩 외워 동시에 외치면 나머지 팀원이 완성된 단어를 맞추어 이기는 게임이다. 세 글자 단어는 쉽지만 다섯 글자의 단어를 맞추려면 고도의 집중력과 빠른 두뇌회전이 필수다.
마지막 게임은 불교 단어 스피드 퀴즈였다. 대표로 정한 한 사람에게 나머지 팀원이 돌아가면서 단어를 설명해서 제한된 시간 안에 가장 많은 문제를 맞추는 팀이 이기는 게임이다. 문제를 맞추는 사람도, 설명하는 사람도 불교 단어를 잘 알아야하지만 관건은 표현력이다. 문제의 뜻을 잘 모르더라도 한 글자씩 조합하여 맞추는 방법도 있기 때문이다.
세가지 게임의 결과를 합산하니 청팀이 승리했다. 집중력과 순발력, 지성까지 겸비한 팀이었다. 청팀의 팀원들은 각자 갖고 싶은 상품을 먼저 고를 수 있는 우선권이 주어졌다. 청백팀 모두 상품을 나눠가졌다. 또한 모든 참가자가 부처님 말씀을 믿고 따르는 수행자로서 2019년 한 해 동안 마음에 간직할 좋은 구절이 담긴 샤코 자체 제작 책갈피를 받았다. 책갈피에 적힌 구절은 효석스님께서 2015년부터 매일 아침 보내주시는 카카오톡에서 발췌했다.
행사의 마무리인 ‘베스트드레서 투표’가 시작되었다. 올해의 드레스코드인 ‘분홍색’을 가장 맵시 좋게 차려 입은 사람을 뽑는 시간이다. 지난 인도네시아 대회 때 한국인 최연소 참가자였던 한수정양이 손수 제작해온 투표용지가 모아졌다. 올해의 베스트드레서는 조은수님으로, 작년에 이은 연속 수상이었다. 지난번에는 따님의 개나리색 롱 드레스로, 이번에는 연분홍색 치마정장으로 베스트드레서에 선발된 것이다.
제5회 샤밤샤밤은 어느 때보다도 많은 준비위원이 모여 행사를 함께 기획하고 진행하여 더욱 알찬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019년에도 어느 일이든 함께 마음을 모아 여법하게 치르고, 또 새로운 사람을 맞이하여 더욱 활기찬 샤코가 되기를 기원하며 즐거운 시간을 마무리하였다.

* 2018 샤밤샤밤 준비위원회: 김수용, 김한울, 박진선, 신미아, 원혜영, 이영희, 이은비(가나다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