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사] 샤카디타 국제본부, 미투 운동 후 첫 국제대회 개최

Sakyadhita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Buddhist Women Holds First Post-#MeToo Conference

저자: 카렌 젠슨(Karen Jensen)
번역: 김은희
원문 게재일자: Jul 15, 2019
출전: tricycle

여성 수행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불평등을 논의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800여 명의 비구니 스님들과 재가 여성불자들이 샤카디타 대회에 참석했다.

샤카디타 국제본부는 6월 말 호주 블루 마운틴 시에서 16차 대회를 개최하여 29개국 800여 명의 비구니 스님들과 재가여성불자들이 참가했다. 이번 대회는 ‘미투’ 운동이 헤드 라인을 장식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것이며 또 최초로 아시아 밖에서 개최되었다.

샤카디타는 1987년 창설된 이래 전 세계의 비구니 스님들과 재가여성불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불평등에 맞서 다양한 불교 전통의 남녀불자들이 만나 논문, 법문, 워크숍, 명상 및 염불 세션, 라운드테이블 토론을 하는 대회를 2년마다 개최한다.

과거 샤카디타 대회는 아시아에서 열렸다(이전 네 번은 홍콩, 인도네시아, 인도 및 태국에서 열렸다). 많은 비구니 스님들과 재가여성불자들이 아시아 국가에 거주하기 때문에 이들이 쉽게 참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개회식에는 참가국마다 돌아가면서 염불을 한다

그러나 올해 샤카디타 대회는 불교 역사가 짧은 지역에서 대회를 여는 독특한 기회를 가졌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불교의 새로운 지평"이었다.

"나는 호주 대회가 "불교의 새로운 지평"이라는 토론을 위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거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카르마 렉셰 쏘모스님(Ven. Karma Lekshe Tsomo)은 트라이씨클(Tricycle) 기자에게 말했다. 쏘모 스님은 샤카디타의 창립자 중 한 사람으로, 처음부터 2017년까지 대회를 이끌었다. (그 해 가을 미투 운동이 트위터에서 퍼지기 시작했다.)

"[불교 공동체와 기관에서의] 성적 학대 문제는 매우 공개적으로 제기되었습니다. 우리는 여성불자들이 이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영적 도반이 있음을 공개적으로 알리고 싶습니다."라고 그녀는 덧붙였다.

이전 대회에서와 마찬가지로, 발표 내용은 오늘날 비구니 스님들과 재가 여성불자들이 직면한 주요 관심사와 어려움을 보여주었다.

두 명의 호주 여성들은 티베트 불교 스승인 소걀 린포체(Sogyal Rinpoche)가 설립한 영적 공동체인 릭빠(Rigpa)의 회원으로서 스승으로부터 받은 신체적, 성적 학대 경험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나중에 독립적인 수사를 통해 소걀 린포체에게 제기된 혐의는 확인되었다.

화가이며 전직 비구니였던 담쵸 다이슨(Damcho Dyson)은 자신이 소걀 린포체에게 당했던 폭력을 솔직하게 말했고 편집자이자 작가인 타일리아 뉴랜드(Tahlia Newland)는 전직 릭빠(Rigpa) 수행자들을 위해서 ‘사찰을 넘어서(Beyond the Temple’-이전 이름 ‘What Now’-라는 블로그와 포럼을 만들고 도반들끼리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하였다.

"다른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내 인생이 여러 가지 상처에 의해 어긋난 후 고통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갈망하고 있던 시기에 나는 소걀 스승을 만났습니다."라고 다이슨은 말했다. “나는 인생의 혼란과 고통에 빠지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내 자존심을 스승님에게 맡기고 그를 따르고 부처님 가르침의 계보를 계승해야 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한 참석자는 ‘발표자들이 솔직하고 단호하게 말씀하셨던 점이 참 인상적이었어요.“라고 말했다.

"발표장은 조용해졌고 참석자들은 담쵸의 발표에 집중했습니다. 그녀는 단지 도덕적으로 분노해서 나선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극단적인 권력 불균형과 이 공동체의 컬트와 비슷한 행동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신중한 노력을 다한 사람이었습니다." 라고 미국의 선불교 법사인 조안 핼리팩스(Roshi Joan Halifax)는 기자에게 말했다. 조안 핼리팩스 법사는 이번에 희망과 사회 참여불교에 대한 법문을 하였다.

티벳 불교 비구니 스님인 부탄 출신의 텐진 다돈(Tenzin Dadon) 스님과 말레이시아에서 온 카르마 따시 최드론(Karma Tashi Chodron) 스님은 부탄에서 여승들에게 가해진 성적 학대에 관한 획기적인 발표를 하였다. 텐진 다돈 스님은 불교학 석사학위와 종교와 성에 관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샤카디타 대회에 여덟 번이나 발표자, 번역자 및 사회자로 참석했다. 카르마 따시 최드론 스님은 환경 및 자원 연구 분야의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으며 환경 보호론자로 광범위하게 활동하고 있다.

텐진 다돈스님이 발표하는 모습

핼리팩스 법사는 "더 이상의 침묵은 없다! 불교 수행에서의 성적 착취에 대한 비판적 검토: 사찰에서의 관점 "-"타협하지 않고 훌륭한 "등의 발표를 듣고 "그들은 매우 지적이고 매우 침착한 방식으로 발표했습니다. 나는 충격을 받았지만 상황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상상해보십시오. 그럼에도 사람들은 여기에 대해 침묵하고 있었습니다. "라고 말했다.

법사이자 번역가인 사라 하딩(Sarah Harding), 환경 연구자이자 자연 보호론자인 데킬라 청야파(Dekila Chungyalpa), 비구니 수계를 옹호하는 튭텐 쵸드론(Bhikshuni Thubten Chodron) 스님이 발표 또는 워크숍을 진행하였다. 넷플릭스(Netflix) 시리즈 “셰프의 테이블”(Chef's Table)에서 사찰 요리를 선보인 정관 스님은 김치 만들기에 관한 워크숍을 진행했다.

사캬디타 인터내셔널의 현 회장인 제쭌마 텐진 빠모(Jetsunma Tenzin Palmo) 스님은 대회 기간 동안 76세 생일을 맞이했다.

제쭌마 텐진 빠모스님의 생신축하 모습

32년 동안 빠모 스님을 도왔던 쏘모스님은 샤카디타 창립에서부터 현재까지 빠모 스님의 역할과 이 대회의 작은 시작에 대해 이야기 했다.

"당시 우리는 이 모임에 대해 크게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다양한 불교 전통의 여성들이 누구나 올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첫 번째 대회는 1987년 인도의 보드 가야(Bodh Gaya,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으신 곳)에서 열렸습니다. 주최 측은 처음에 비구니 스님들의 작은 모임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대회는 달라이 라마 성하께서 참석함으로써 정상 회담처럼 되었습니다. "우리는 첫 대회에서 많은 경계를 부수었습니다. 비구 스님들과 비구니 스님들이 같은 높이의 테이블에 앉아 있는 장면을 상상해보십시오! 달라이 라마(Dalai Lama) 성하는 찬란한 미소를 지으며 거기에 앉아 있었습니다. 아무도 감히 거부하지 못했습니다."

카르마 렉셰 쏘모스님이 발표하는 모습

"이번 호주 대회에서 나는 그 첫 번째 대회를 주최한 4명의 비구니 스님 중 한 명인 까르마 데첸 스님(Bhikshuni Karma Dechen)을 만났습니다. 우리가 겪었던 많은 어려움을 모두 회상했을 때 우리는 웃었습니다. 조심해야 할 때가 있고 대담하게 행동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너무 크고 전례 없고 예측할 수 없는 일을 벌일 정도로 충분히 어리석고 용감하였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

샤카디타의 가장 역동적인 효과 중 하나는 다양한 불교 전통과 배경을 가진 비구니 스님, 학자, 활동가, 예술가들 간에 강력한 동맹 관계와 우정의 발전이었다. 이 대회를 통해서 여성불자들은 각자의 센터나 사찰을 넘어서 이웃 불교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알 수 있으며, 다른 불자여성들의 업적을 볼 수 있고, 다른 전통을 배우고 인식할 수 있다.

"한 번도 다른 종교간 회의에서 종종 나타나는 종파 간 경쟁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다른 전통이 무슨 수행을 어떻게 하는지, 그들의 목표가 무엇인지에 대해 정말로 궁금해 했습니다."라고 핼리팩스 법사는 말했다.

정관스님과 로시 조안 할리팩스 법사가 함께 셀카를 찍고 있다

"한번은 내가 주위를 돌아보니 내 뒤에 거의 1,000명의 여성(그리고 소수의 남성)들이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머리를 깎고 회색, 갈색, 오렌지색, 흰색, 분홍색 가사를 입고 있었습니다. 알다시피, 나는 이렇게 많은 여성 수행자들과 같은 공간에 있어 본 적이 없었습니다. 많은 관음보살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이 대회는 정말 놀라운 대회였습니다. 정말 큰 사건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나의 기대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다음 샤카디타 대회는 2021년에 동 말레이시아에 있는 보르네오(Borneo)의 사라왁(Sarawak)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