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2564년 부처님오신날 스케치

법룡사

글: 유정스님, 사진: 효석스님

이번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는 두 번이나 봉행했습니다.

2월 말부터 갑자기 닥친 코로나19 예방책에 따라 원래 부처님오신날인 4월 30일은 조촐하게 봉행하였는데, 일년 중에 사찰에 한 번 방문하는 일명 ‘초파일 신도’님들의 방문으로 300여 명이 방문하여 비빔밥을 찾기도 했습니다. 그 이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차원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약사여래기도’를 한 달 동안 이어온 후 5월 29일 회향하고 5월 30일 아주 조심스러운 가운데 봉축식을 봉행했습니다.

부처님오신날만큼은 사찰에서 재가불자님들과 온종일 어우러질 수 있는 다양한 문화행사들도 준비하곤 했는데, 거의 모두 취소하거나 축소하여 진행하였습니다. 강남구청에서는 봉축 행사 열흘 전부터 행사 당일에 예전처럼 비빔밥을 주는지, 사람들이 많이 모일 예정인지, 방문자들의 마스크 착용을 비롯한 예방책을 어떻게 세우고 있는지에 대해서 날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점검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대응에 다소 불편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지만, 어느덧 그런 절차에 따르는 것이 오히려 우리의 마음도 안도를 갖게 한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사중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응방안을 점검하고 준비했습니다.

사찰의 가장 큰 행사가 ‘부처님오신날’이었으므로, 내부적으로 그 준비과정은 좀 더 복잡해졌습니다. 법룡사 봉사팀 대표들과 스님들의 사전회의에서 도시락 나눠주기, 대중들의 동선 문제, 주차장 관리 등 모든 일에 평소보다 2~3배의 주의를 기울일 수 있게 여러 차례 회의했습니다.

주먹밥 만들기 레시피 보기

사찰을 찾을 때 스스로 알아서 지키는 재가불자님들의 행동이 고맙기도 하면서, 왠지 모를 서운함(?), 아쉬움이 남는 것은, 과거의 기억과 비교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부처님오신날 아침에 코로나로 인해 일찍 법당 참배만 하고 가는 불자님들이 많았습니다. 법당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면서 띄엄띄엄 앉고, 비빔밥 대신 준비한 점심 도시락 선물꾸러미 안에는 생수, 방울토마토 등을 담은 과일과 떡, 주먹밥에 마스크 등의 선물을 정성스럽게 담았습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혹시라도 서운해 할 불제자님들의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서 사중에서는 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당일 그것을 나눠주고 받고 하는 모든 일이 새로운 일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주먹밥을 준비한다는 소식을 듣고, 주먹밥 만드는 레시피를 묻는 분들도 계셔서, 영상으로 만들어서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전국비구니회관 문화강좌팀들의 장기자랑 및 소개 보기

해마다 체험장과 볼거리를 준비해왔던 법룡사는 체험 행사를 모두 취소해야 했고, 야외에서의 행사들도 모두 그만두어야 했습니다. 그래도 지난 겨울부터 기획하고 준비했던 문화강좌팀들의 일 년 결산이나 마찬가지인 전시회를 조촐하게 가졌습니다.

이렇게 코로나19로 인해 평소보다 더 많은 준비과정을 거쳤지만 다소 침체된 올해의 분위기는 내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어서, 스님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예전과 같은 ‘부처님오신날’의 행사 형태는 아마도 이렇게 사라지고, 그에 대한 대책을 지금부터 세워야 할 때라는 점을 자각합니다.

한국과 인도의 부처님오신날

사진: 가연숙

2020년 3월 3일부로 한국 인도 간의 비행 운항이 전면 중단, 올해 부처님 오신 날은 한국에서 보내게 되었지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로 원래의 부처님 오신 날 보다 한 달이 연기 된 5월 30일, 봉축 행사가 한국의 곳곳에서 열렸습니다.

저도 딸(9) 아이와 함께 아침 일찍 이천 어머니의 절에 가서 부처님 전에 기도(사진1)를 올렸습니다. 아이는 마당에서 솔방울 놀이(사진2)를 하며 공양간 비빔밥을 맛있게 먹었지요.

그리고 서울 상도동의 상도선원에서 법요식에 참석(사진3) 하고 회주 미산스님의 프로필을 촬영했습니다.

이어서 은평구에서 도반 선재님과 민정님과 함께 수국사로 향했지요. 마침 상영하는 천막 동안거 극한 수행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아홉스님’을 야외 관람 하였습니다.

저의 마음의 고향 인도 다람살라에서도 티베트력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 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달라이라마 성하(85)께서는 랜선 법회(사진5)를 통해 법어를 전하셨지요.

남인도의 문곳 대붕사원군의 한국 선방에서도 탑을 조성하여 기원식(사진6)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사진 스케치 

촬영: 정형은 (사진은 왼쪽부터 순서대로 송광사, 불일암)

사진 스케치

사진: 이영호 (사진은 서울특별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의 부처님오신날 모습)

진명스님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진명스님께서 BTN의 일일 앵커를 하셨습니다.

[기사] 진명스님, BTN불교TV '일일 앵커' 깜짝 변신 (연합뉴스, 2020.05.28.)

다양한 방송활동을 해온 진명스님이 일일 앵커로 깜짝 변신한다.

BTN불교TV는 6월 1일 문화재청 무형문화재위원으로 있는 진명스님이 일일 앵커로 나선다고 28일 밝혔다.

비구니 스님이 뉴스 앵커로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사 전문보기)

올리비에 아담

Photo by Olivier Adam, Nangchen, Kham, Tibet, 2019

부처님오신날(Vesak)의 달라이 라마 성하의 축하메세지(영어/불어)를 보실 분은 이곳을 눌러주세요!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