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차 샤카디타 세계불교여성대회 참가 소감 – 전영숙

마음이 정화되고 신심이 깊어진 참 귀한 시간

전영숙

젊은 날 불교 언저리를 맴돌기는 했으나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다가 어느새 중년을 맞았다. 어느 날 문득 이대로 죽으면 어떻게 하나 하고 겁이 덜컥 났다.

“이 몸은 찰나의 번개와 같고 공허한 신기루와 같다.”

중국 명나라 말 청나라 초 흔들리는 세상을 살았던 藕益(1599~1655) 스님은 말씀하셨다. “좋은 벗은 만나기 어렵고 악연은 세상에 널려 있다. 못을 깨물고 쇠를 씹으며 뼈에 새기고 마음에 새기지 않는다면 어떻게 스스로 빠져나올 수 있으리오?”

그래서 마음이 초조해졌다. 지금부터라도 미망을 다잡고 수행 비슷한 것이라도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인터넷에서 자료를 검색하다가 샤카디타를 알게 되었고 친절한 관계자 분들의 도움으로 인도네시아 대회까지 가게 되는 행운을 얻었다.

세계 곳곳에서 오신 비구니 스님들과 독실한 여성 불자들을 만난다는 것이 보통 인연일까? 그 동안 공덕 하나 쌓지 않고 소소한 욕심에 아등바등하며 살아온 필자가 무슨 복으로 이런 기회를 얻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그저 꿈만 같다. 좋은 분들과 함께 하며 맑은 기운을 느꼈고 세계 불교의 흐름도 귀동냥할 수 있어서 참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왔다. 기회를 주신 샤카디타 코리아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번에 좋았던 점이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렵지만 약간의 정리를 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분주한 일상을 떠나 종교가 같은 여성들과 함께 명상도 하고 좋은 법문을 들으니 마음이 정화되고 행복해졌다. 물론 이런 기회를 한국 내에서도 찾을 수 있겠지만 언어나 문화의 제약을 제약 아닌 것으로 가볍게 넘기며 모두들 열린 마음으로 함께하니 신심도 더 나고 깊은 행복감을 느꼈다.

둘째, 샤카디타 대회 덕분에 훌륭한 한국인 여성 불자들을 많이 만났다. 비구니 스님들 중에 수행이 깊은 분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으며, 재가자 중에서도 그런 분들을 발견하였다. 여행을 마치고 이미 일주일이 흘렀지만 돌이켜 다시 생각해 보아도 이런 분들을 알게 된 것이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

셋째, 덕분에 세계 여성 불교계의 현황을 귀동냥할 수 있었다. 앞으로 불교 공부를 할 때 필요하면 세계 다른 나라의 불자들과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를 얻게 되어 참 좋다.

부족한 부분도 있고 제안할 부분도 있었지만 이번 모임은 충분히 유익했고 매우 잘 조직되어졌다. 이처럼 좋은 인연을 만들어 준 샤카디타 코리아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