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카디타 코리아 포럼 – 제3차, 생활 속 화엄 찾기

샤카디타 코리아 포럼은 2017년 11월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포럼은 사랑방 같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회원들의 신행담이나 일상의 소중한 체험을 공유하며, 각자 가진 강점과 재능, 지혜, 고통 등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통해 회원 간의 유대감과 결속을 강화하고, 샤코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표현력 강화 훈련을 통한 리더십 배양도 주요 취지 중 하나입니다.

앞으로 이어지는 샤코 포럼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제1차포럼: 수경스님의 “화두로 내 마음 들여다 보기”
제2차포럼: 이지원교수의 “단발과 신여성”


제3차 포럼

생활 속 화엄찾기

발표자: 본각스님

일시: 2018년 4월 28일
장소: 서울 플라톤아카데미

[글: 본각스님]

화엄은 아름다운 꽃으로 장식되어 있음을 의미합니다. 모든 것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을 화엄이라고 합니다. 화엄은 곧 장엄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모든 장엄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장엄이 바로 우리들 자신이 몸소 실천하는 선행공덕善行功德의 장엄입니다. 그래서 중국의 화엄조사들은 화엄은 보살들의 공덕만행의 꽃이라고 비유해서 말했습니다. 남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보살들의 삶은 일만 가지나 되는 공덕의 꽃을 피우는 삶이라는 뜻입니다. 미래에 커다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금 무엇인가를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과 같이 꽃을 피워서 결실을 맺는 것이 삶의 이치인 것입니다. 그래서 『화엄경』은 수 없는 보살이 등장하여 꽃을 피우는 방법을 펼쳐 보이고 있는 경전입니다.

그 예를 들면 화엄의 주인공으로 보현보살이 등장합니다. 보현보살은 모두에게 청하지 않은 벗(不請之友)이 되라고 합니다. 이 뜻은 도움이 필요한 벗이 도와달라고 해서 겨우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하다고 보이면 스스로 먼저 도움을 주는 그런 벗이 되라고 하는 것입니다. 힘들어 하는 벗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잡아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꽃을 피우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도움을 청해도 우리는 다 도와주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화엄경』의 가르침과는 거리가 먼 삶입니다. 그러나 『화엄경』을 배운 이상은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보리심을 발하는 것입니다. 공덕이 되고 남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일을 꽃을 피우듯 씨앗을 심고 물을 주고 거름을 주면서 가꾸어 가는 것입니다. 나의 생활 속에 늘 남을 도우려는 빈 공간을 한 자리 마련해 놓고 살아간다면 어려운 친구가 보채듯이 도와달라고 하기 이전에 도울 수 있는 보살의 마음이 준비되어 있는 것입니다.

또한 보현보살은 광대한 서원을 세웁니다. 그 서원 중에 하나가 남의 고통을 대신 받겠다는 대수고代受苦의 가르침이 있습니다. 부모님은 자식의 고통을 기꺼이 대신 받으려고 합니다. 화엄의 보살들은 부모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같이 아파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국토는 황량해지고 생명은 병들고 가난해 지는데 자신만의 풍요로움에 만족해 있다면 이는 자비를 실천하는 삶이 아닌 것입니다. 우리들 자신의 삶 속에 늘 함께 아파해야 할 이웃이 있어야 하고 그들에게 내어줄 자리가 준비되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마음가짐과 삶이 화엄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생활이어야 합니다.

또 한 가지 화엄의 꽃의 이야기입니다. 화엄의 꽃은 온갖 꽃으로 장엄한 것(雜花嚴飾)이라고 합니다. 화엄의 세계에서 보면 모든 꽃은 차별 없이 다 동일한 꽃의 가치를 갖고 있습니다. 특별한 꽃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법계를 장엄하는 고귀한 꽃입니다. 함께 어우러져서 모든 선행공덕으로 서로를 장엄하는 것이 바로 화엄의 삶인 것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보면 여기 계시는 한 분 한 분이 다 꽃이십니다. 한 분 한 분이 다 향기이고, 그게 화엄의 세계입니다. 그래서 먼저 다른 사람도 꽃으로 인정하고 나도 꽃인 줄 자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게 잡화엄식이고 아바탐사카avataṃsaka입니다.

바로 여기에서 생활 속의 자기인식 ‘나도 꽃이야’, ‘나는 나의 꽃이야’. 제비꽃일 수도 있고 할미꽃일 수도 있지만 그것은 나의 소중한 한 송이 꽃이라고 인식하는 겁니다. 나는 나의 꽃으로서, 나는 향기를 품고 아름다움을 모두에게 보이는 겁니다. 또한 상대방을 바라보고  ‘아, 저 분은 저 분의 꽃이로구나.’라고 동시에 꽃으로 소중히 여기는 것입니다. 내가 꽃이면 상대방도 꽃으로 인정해주는 것, 그래서 함께 이 법계 안에 살면서 서로 꽃을 피우는 것처럼 모든 아름답고 착한 행위를 실천하면서 사는 것, 이것이 생활 속에서 화엄을 찾는 일 단계 실천 수행입니다. 한번 함께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나는 꽃인 줄 알았는데 상대방이 꽃으로 안보일 때는 깊은 호흡을 하고 연기緣起의 가르침에 의지하여 우주의 모든 생명의 고통스런 삶을 애민심哀愍心을 갖고 살펴봐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 지혜와 자비를 완성하실 수 있는 화엄의 수행법입니다.

2018, 7, 17일 본각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