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유정스님(샤카디타 코리아 운영위원)
어릴 적 사과에 대한 내 첫 기억은 7살 때이다. 11월쯤인가, 추운 겨울 초입에 아버지는 내 두 손에 가득 차는 큰 사과 한 광주리를 가져오셨다. 친구분이 새로운 품종을 심은 사과의 첫 수확을 얻어 오신 것이다. 한입 베어 물었는데 그 맛이 어찌나 신기하게 달콤한 맛이었는지, 사과 이름을 여쭤보았다.
“후지라고 한다. 일본에서 가져와서 접을 붙인 거라더라.” 그 나이에 일본어를 알지 못했지만, 새로운 품종이라는 것만은 기억했다. 요즘은 우리나라 토양에 맞게 개량시켜서 ‘부사’라고 한다. 11월 초 첫서리가 내린 후 사과를 수확하니, 지금(10월 중순)은 사과 밭에 은박지를 깔아서 사과의 고운 빛깔을 내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시작된 내 사과 사랑은, 가능하다면 아침 공양 전에 사과 한 두 쪽을 껍질째 먹어야 나름 건강한 식사였다고 안심할 지경이다. 부사가 나오자 ‘국광’은 대부분 접을 붙이는 나무로 사용되었다. 사과의 품종이 30여 종이 넘지만, 우리에게 알려진 사과는 ‘홍옥’, ‘인도 스타킹’, ‘미얀마 부사’ 등이다. 다른 것들은 과육이 부드러워서 오래 보관하기가 어려운데, 부사는 보관하기 좋아서 오래도록 사랑을 받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 새롭게 나타난 ‘감홍’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 어쨌든 사과는 일교차가 큰 곳에서 잘 자란다.
예전에는 거창이나 예산 사과가 유명했지만, 국토 전체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요즘은 더 위쪽지방에 해당하는 문경사과 맛을 최고로 친다. 백두대간의 중간에 있는 문경은 청정구역으로, 일교차가 15도 이상 차이가 난다. 그렇기에 과육이 단단하며, 당도가 높고 그 향기마저 그윽해서, 몇 년 전부터 이웃한 안동사과집하장에서 문경사과를 대량으로 구입하여 영국을 비롯한 해외로 엄청나게 수출하고 있다.
그런 호황 중에도 사과 농사를 짓는 분들은 몇 년 전부터 기후 걱정이 크다. 기후의 변화 속도를 볼 때, 10년 안에 문경사과의 황금기도 끝날 것이라는 불안 때문이다. 벌써 강원도의 고성 등지에서 사과농사를 시작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한편, 제주도나 반도의 남쪽 지역에는 열대과일들이 들어와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지금과 같은 기후환경이라면 삼사십 년 후 즈음에는 한국의 ‘건강을 지켜주는 맛 나는 사과’는 사라질 것이다. 이렇게 우리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후환경 문제를, 우리는 얼마나 체감하고 있고, 스스로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을까?
미래 세대에게 건강하고 안전한 지구를 물려주기 위한 노력으로, 전국비구니회에서는 불교환경연대, BTN불교TV, 법보신문, 불광미디어와 공동협력 관계를 맺고, 직접 이를 실천하는 “푸르니 청정도량”을 선정하기 시작했다. 그 1호로 춘천의 봉덕사가 선정되었고, 코로나19로 인해 대면교육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교육 및 실천운동을 펼치고 있다.
푸르니 운동 관련기사를 보면;
- http://www.btn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61415 (btn뉴스)
- https://www.beopbo.com/news/articleView.html?idxno=210817 (법보신문)
- http://www.bulkwang.co.kr/news/articleView.html?idxno=35129 (불광미디어)
등으로, 관련 기사에서 알 수 있듯이 그 실천 방안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지킬 수 있고, 지켜야만 하는 내용이어서, 적극적으로 추천하고자 여기에 다시 싣는다.
“생명을 살려요! 불편을 즐겨요!”라는 슬로건 아래,
1.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 텀블러 또는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컵 사용하기
- 손수건 사용하기
2. 비닐·플라스틱 사용을 줄입니다.
- 장바구니 사용하기
- 천주머니·종이봉투 활용하기
3. ‘빈그릇 운동’을 실천합니다.
- 음식은 먹을 만큼 담아 먹고 남기지 않습니다.
- 조리과정에서 쓰레기가 나오지 않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