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국민의 민주평화를 기원하는 기도 법회 및 장학금 전달식 – 글: 유정스님

글: 유정 (전국비구니회 교육국장)

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에서 작성한 2021년 4월 29일자 미얀마사태의 Timeline을 보면, 미얀마사태는 2021년에 갑자기 생긴 것이 결코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미얀마군은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반인도 범죄, 전쟁범죄 등 국제법상의 범죄행위를 저질러왔지만, 이에 대해서 국제사회에서는 명확한 행동을 취하거나 책임자를 처벌하지 않았다. 각국의 기업은 미얀마군 소유의 기업들과 관계를 유지하여 미얀마군에 큰 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게 해주었고, 그런 조각들이 모여 이렇게 거대한 인권침해사건이 발생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https://amnesty.or.kr/41097/ ; 검색일자 2021. 6. 8.)

2021년 2월 1일 미얀마군이 쿠데타를 일으키자, 국제앰네스티는 UN이 우려의 목소리만 내는 것에 그치지 말고 유엔인권이사회와 유엔안보기가 미얀마 시민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리고 대한불교조계종 전국비구니회에서는 한 달여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고민한 끝에, (사)불교여성개발원과 세계여성불자대회 한국지부인 샤카디타 코리아의 여성재가불자들과 함께, 3월 17일 오전 10시 반 전국비구니회관 만불전에서 “미얀마 국민의 평화를 지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 발표 직후,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으로 기도와 후원금을 모금하는 것으로 정하고, 3월 20일에 제1차 기도법회를 봉행 후 매주 토요일 오후 2~4시까지 7회 동안 기도법회를 봉행했다. 제1~3회는 전국비구니회관 법룡사 만불전에서, 제4회는 천년고찰 옥수동 미타사, 제5회는 마포 성림사, 제6회 법룡사 만불전, 그리고 제7회는 수륙재도량 진관사에서 마무리 회향기도를 봉행하였다.

제1회 기도회: 법룡사 만불전

제2회 기도회: 법룡사 (사진제공: 전국비구니회)

 

처음에는 홍보가 되지 않아서 20여 명이 모여서 기도회를 시작했는데, 2회에는 미얀마 스님 두 분이 함께 기도에 동참했다. 차츰 미얀마의 젊은이들도 참석하기 시작했다. 기도를 봉행한 후에는 서로 논의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제4회 미타사 법회

제5회 성림사 법회

제3회부터는 대한불교조계종 산하 국제포교사 모임에서도 기도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고, 대한미얀마인들과의 관계 형성에 음양으로 노력해준 결과 점점 더 많은 이들이 기도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미타사, 성림사, 진관사에서는 미얀마 현지에서 투쟁하다가 사망한 이들을 위한 천도재를 봉행하여, 재한 미얀마인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자 노렸했다.

5.27. 주한미얀마대사관에 성명서 전달

제7회 진관사에서 제1차기도 회향법회

한편, 5월 27일 한글, 영어, 미얀마어로 작성된 성명서를 주한미얀마대사관(한남동)에 전달했는데, 이때 마음을 전하는 작은 음악회와 함께한 기도회를 봉행함으로써 우리의 의지를 보다 심도 있게 전달했다.(참조: https://www.youtube.com/watch?v=rmM8J6dXsDo) 

또, 5월 28일 국제인권연합회에 우리의 성명서를 이메일로 전달하고, 미얀마를 위해 좋은 영향력이 되도록 잘 활용하겠다는 답변도 받았다.

5월 19일 부처님오신날을 준비해야 했으므로, 릴레이 기도는 잠시 쉬기로 하고 제1차 기도회를 회향하는 ‘전국비구니회 평화장학금’ 전달식을 5월 8일 만불전에서 봉행했다. 그동안 전국의 비구니스님들과 재가불자님들이 보내온 후원금은 5천여만 원에 달하였는데, 이를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서 고민하다가, 현지에 보내는 길이 거의 차단되었다는 뉴스를 접하고 대신에 한국에 와 있는 많은 미얀마인의 고통을 함께 나누자는 취지에 모두가 공감했으므로, 재한미얀마학생연합회의 추천을 받아 60여 명의 학부 및 석박사과정의 미얀마학생 중에서 44명을 선정, 각 1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런 과정에서 여성불자들과 전국비구니회 스님들은 서로 힘을 모아, 승가에서 여성불자들을 잘 이끌어주는 좋은 사례가 되었고, 우리의 6~70년대 혹은 80년대의 어두웠던 역사와 비슷한 미얀마인들의 아픔에 크게 공감하고 그들의 민주화 성취가 빨리 될 수 있게 모두 한마음이 된 시간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미얀마의 젊은이 몇몇과 서면 인터뷰를 해 보았다.

1) 에이에이아웅

“안녕하세요. 한국 거주 6년 차가 된 미얀마에서 온 에이에이아웅입니다. 

미얀마에 있었다면 거리에 뛰어나가서 시위에 참여했을 텐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답답할 따름입니다. 안전한 곳에서 인터넷을 통해서만 미얀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실시간으로 접하게 되니까 죄책감만 더 커가는 것 같습니다. 외국에 있는 미얀마 국민들도 언제 입국금지령이 내려지질 모르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이산가족처럼 다시 못 보게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으나 정의의 편에 서서 모두 다 함께 싸우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관계자분들과 한국 국민들의 지지와 응원이 한국 거주 중인 미얀마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미얀마에서 맞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까지 위로가 되었고 외롭지 않았으며 따뜻했습니다.

미얀마에는 국민정부인 국민통합정부가 설립되었고, 국민방위군들도 군 훈련을 받아 잔인한 쿠데타군에 맞서 싸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 싸움은 끝까지 가야 하는 싸움이고 우리 국민들이 포기하지 않는 이상 민주주의의 꽃이 필 날이 꼭 올 거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미얀마가 전쟁터가 되어 폐허가 되더라도 나중에 수습할 각오로, 모든 국민들이 마음을 당당히 먹었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끝내 이기리라 믿습니다.”

2) 린툰

“저는 지금 중부대학교에서 토목공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있는 린툰입니다.

현재 미얀마 사태는 군부와 군부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빼고 모든 사람들이 정신적, 신체적인 고통을 겪고있는 상황입니다. 민주주의를 위해 800여명의 희생자가 발생하였고, 수 많은 사람들이 실업자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평화롭게 시위했음에도 불구하고 군경은 실탄을 쏘아 국민들을 죽이고 있는 사진이나 동영상만 보아도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쿠데타가 일어나기 전에는 아침에 일어나면 어떤 옷을 입고 학교에 가야 하나,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나라는 생각했지만, 지금은 일어나면 민주화투쟁에 희생한 사람들, 체포된 무고한 국민들을 생각을 하면서 속상하고, 불안하고 독재자들의 아주 잔인한 행동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오르기만 합니다.

이번 싸움은 머리싸움이라면 국민들이 곧바로 이길 수 있을 텐데, 그렇지 않고 무력 싸움이니까 군부독재자들은 무력으로 우위에 있어서 국민들의 의지만으로는 이기기가 생각보다 어려운 것입니다. 국민들에게도 충분한 무기가 쥐어질 때 꼭 이길 것이라고 믿습니다.”

3) 수타진 -미얀마사태의 해결에 대한 희망이나 기대?

“저는 한국에 유학하러 왔다가 졸업 후 직장 다니고 있습니다. 한국에 산 지 6년 차입니다. 현재 재한미얀마학생연합회에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멀리 볼 필요 없이 대한민국이 우리의 큰 희망입니다. 멈추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계속 걷고 있으면 언젠가는 우리가 향하고 있는 평화로운 미얀마를 볼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민주화 운동이 성공한 과정에서도 많이 배울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언젠가는 정의가 이길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싸움이 길었더라고 꼭 성공할 거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우리를 여러 면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신 대한민국 국민들 한분 한분 다 정말 감사하다고 전달하고 싶습니다. 우리 미얀마도 대한민국처럼 군부를 이기고 제2의 대한민국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6월 5일자 미얀마 관련 뉴스를 보면, 최근 미얀마군부는 아웅산 수찌여사가 이끄는 정당을 해체하겠다는 발표를 한 것으로 보도되며, 한편으로는 소수민족들이 드디어 합심하여 총기를 들고 반격을 시작했다는 뉴스들을 볼 수 있다. 

최근 미얀마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앰네스티에서도 지지하는 서명과 후원을 독려하고 있으며, 후원금을 현지에 보낼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 그리고 전국비구니회에서는 제2차 기도회를 7월 마지막 주 토요일인 31일부터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인해 연기하였다. 상황이 호전된다면 매달 마지막주 토요일 오후2~4시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에필로그 : 지난 6월 19일, 한국에 거주하는 미얀마 젊은이들이 전국비구니회관에 모여서 아웅산 수찌여사의 76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기도회를 봉행했다. 슬픔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활기차고 질서 정연하게 움직이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서 빨리 민주화가 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

5월 19일 미얀마인들의 기도를 주재한 아슛띠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