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지 벌써 1년 9개월이 넘어가고 있다. 자유와 풍요를 누리던 전 세계인들이 갑자기 ‘봉쇄 또는 집합금지’의 상황을 맞이했다. 부처님의 가르침인 '무상'을 뼈저리게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사찰에도 갑자기 신자들이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행은 계속되며, 소통을 위한 새롭고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물론 코로나19 이전에 TV, 라디오 방송, 유튜브를 통해 비대면 포교를 하는, 꽤 유명한 스님들도 계셨다. 당시에는 '선택'의 문제였지만 지금은 ‘필수’가 되었다. '줌'이라는 비대면 소통 방법이 많이 이용되면서 처음에는 초유의 비상사태를 맞이하여 잠시 사용하는 '일시적인 방법'이라고 생각되었지만, 이제는 코로나19가 끝나도 계속 이용될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고 있다. 포교하는 스님들도 새로운 방법에 적응하여야 하지만, 불자들도 새로운 포교 방법에 적응해야 하는 시대이다.
샤캬디타 코리아 소식지 32호에서는 갈수록 활발해지는 비대면 포교 상황을 중점으로 비대면 모임에서 등장하는 새로운 예절 방법과 효과, 경험 등을 알아본다. 그리고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코로나19 이후로 새로이 비대면 포교를 시작하신 스님들을 소개하고 노하우를 배워보고자 한다.
전국비구니회
전국비구니회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스님들과 재가자들에 대한 교육을 꾸준히 해 왔다. 2020년 4월부터는 비구니 스님들을 대상으로 ’유튜브 활용 교육‘을 여러 차례 실시해서 비구니 스님들이 유튜브 포교에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 왔다.
무엇보다 각종 법문, 행사, 특히 비구니회 교육부에서 각종 강의 등을 유튜브 라이브로 진행한 후 이를 편집해서 다시 업로드 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매 달 셋째 주 일요일에 열리는 일요특강과 재가자를 위한 우담바라 불교대학을 대면과 비대면으로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비대면 강의에는 유튜브와 줌을 병행하고 있다. 내년에는 ’줌을 이용한 포교 방법‘에 대한 강의도 계획하고 있다.
전국비구니회: https://www.youtube.com/channel/UC-xuTyh9yp-i_xgGGNyDK5Q
자연스님 TV
이천 보현선원의 자연스님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자연명상심리세터를 통해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작년부터는 유튜브와 줌을 이용한 활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샤카디타 코리아 소식지 편집부에서는 보현선원을 방문하여 스님의 비대면 포교 활동을 알아보았다.
최근에는 방음장치가 된 방을 마련하였는데 방음 스폰지를 사서 직원들과 직접 붙여서 비용을 줄였다.
자연스님은 작년부터 유튜브에 ‘명상이란?’, ‘불교심리학 온라인 수업영상’, ‘도형심리 이야기’, ‘아난존자의 일기’, ‘우리말 불경 읽기’, ‘불교기도’ 등의 주제로 영상을 많이 업로드하고 있으며 일부는 라이브 강의를 하기도 한다.
처음 유튜브 영상을 시작할 때는 구독자수가 적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구독자수도 늘고 댓글도 점차 늘고 있다. 처음에는 그냥 영상을 찍었지만, 이제는 방음 장치가 된 작은 스튜디오를 만들어 좀 더 좋은 영상과 음질을 제공하려 한다. 또한, 유료 강의 프로그램를 위해 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자연스님은 새로이 유튜브 포교를 하려는 스님들에게 처음에는 힘들고, 어색하고, 지루하겠지만 끈기를 가지고 계속하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같은 내용이라도 무료로 듣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듣는 이들로 하여금 참여도를 높이는 한편 더욱 집중하여 잘 배울 수 있다고 말하면서 비대면 강의 프로그램의 유료화를 조심스럽게 제안한다.
지난 시간 동안 자연스님이 경험한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한 조언을 소개한다.
- 컴퓨터에 익숙치 않다면 처음에 주위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전국비구니회에 연락하거나 주위의 젊은 직원이나 지인들의 도움을 받는다. 처음에 너무 생소하면 한 스텝, 한 스텝 메모를 한다.
- 처음에 줌이나 유튜브 영상을 만들면 소음도 들어가고 화면에 비치는 얼굴도 이상해 보이지만 그런 문제는 경험이 쌓이면서 해결이 된다.
- 비대면 포교라면 무엇을 할지 콘텐츠를 고민하게 되지만 평소 하던 법문, 기도, 강좌를 그대로 하면 된다.
- 줌 프로그램은 수강자들에 대한 분반이 중요하다. 즉 수강자들의 학업 수준, 집중도에 따라 반을 세밀하게 조직한다. 즉 너무나 다른 레벨의 수강자가 섞여 있으면 강의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
- 강의 프로그램을 줌으로 하는 경우 한 프로그램이 끝날 때마다 파워포인트의 배경과 내용을 조금씩 바꾸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매번 똑같은 배경의 슬라이드를 사용하면 수강자들이 지루해하고 강의자도 지루하다. 처음에 파워포인트를 활용하는 것이 힘들면 주위의 젊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는다.
- 줌은 단지 법문이나 강의에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신자들 간의 소통을 위해서도 사용할 수 있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신자들은 절에 와서 다른 신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를 많이 얻는데 지금은 그럴 수 없다. 강의 후에 발언 시간을 가지거나 줌을 이용한 번개 미팅을 진행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 줌 강의를 통해서 신자들도 성장하고 자부심이 커지고 있다. 가족들에게 공부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어서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다. 처음에는 스마트폰으로 접속하다가 노트북을 사는 신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 주의할 점은 강의자가 항상 접속하는 수강자들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가끔 강의에 깊이 몰입하여 예를 들거나 할 때 접속하고 있는 수강자의 이야기를 하면 수강자가 다른 사람들은 모르지만 본인 스스로가 상처를 입는 경우가 있다. 개인적인 지적이나 문제를 이야기할 때는 개별로 연락한다.
- 수강자들이 발언에 참여할 때는 주제에 너무 벗어나지 않게 중재자 역할을 잘하여야 한다.
자연스님 TV: https://www.youtube.com/channel/UCTz2c68O0CiSFn-0dR4ytNw
행복선원의 시현스님
스님은 2년 전, 안양에 행복선원을 개원하였다. 개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코로나19 상황을 맞이했다. 작은 포교당이어서 신도님들이 많지 않아 다행히 인원 제한에 큰 영향을 받지 않긴 했지만 신도님들 중 오시는데 부담을 갖고 계시는 분들을 위해 법회는 항상 네이버 밴드 라이브로 동시에 진행하고 있었다.
개원 후 미약하나마 꾸준히 신도님들은 늘어 지난 6월부터는 매주 교리공부와 걷기 명상도 시작하였다. 하지만 한 달이 채 못 되 지난 7월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 이상으로 늘어난 4차 대유행이 시작되자 소규모로 진행되어 왔던 교리 공부를 전면 비대면으로 실시하였다.
걷기명상은 실외에서 하는 터라 한 달만 취소하고 9월부터 정상적으로 실시하였다.
스님은 행복선원과 같이 작은 규모의 포교원은 각종 강의장비(프로젝트, 스크린)를 구비하기 힘든데 줌을 이용하면 큰 프로젝트나 스크린 없이 파워포인트를 이용할 수 있어서 좋고 소그룹 강의에 적합하다고 한다.
처음 줌으로 수업을 시작할 때 줌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많아 줌 설치부터 차근차근 알려드려야 했지만 다행히 모두 무리 없이 참가 할 수 있었다. 수업은 예상외로 불교 입문 강의부터 사찰 탐방 등등 자유로운 강의가 가능했다. 교재 강의에 있어서는 ppt활용과 사진 첨부가 가능해서 내용이 더 풍성해 질 수 있었으며, 가끔 주변 사찰을 다녀와서 그 사찰에 대한 역사, 건축물의 불법적·공간적 의미, 주련 내용 등을 공유하며 코로나 19로 답답한 현실에서 잠시나마 숨을 트일 수 있었다.
물론 줌 강의의 단점도 있다고 한다. 각자의 집에서 강의를 듣다 보니 수업에 온전히 집중하기 힘들다고 고초를 토로하는 분들도 계셨다. 또한 사찰의 장소가 협소하다보니 줌 강의에 방해가 되는 경우가 간혹 있다고 한다.
현재 행복선원의 신도님들은 유튜브를 통해 큰스님들의 법문 듣기과 행복선원의 줌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고 한다. 대중적이지만 개인적 소통이 불가능한 유튜브 법문과 작은 공동체 안에서의 개인적 소통이 가능한 줌 강의를 병행하는 것에 적응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