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효석스님
[표지 사진은 인도 분황사 대웅보전]
2022년 5월 17일 스님들과 불자님들 150여 명이 한국에서 인도행 비행기를 탔다. 인도의 5월은 낮 최고 기온 40도를 웃도는 뜨거운 한여름이다. 더군다나 121년 만의 폭염이 찾아왔다고 하니, ‘덥다’는 말보다는 ‘뜨겁다’는 말이 어울렸다. 델리에 도착하니 뜨거운 열기가 코로 훅 들어와 인도의 여름이 실감났다. 다행히 버스를 타면 에어컨을 틀어주어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
5월 18일 부처님의 초전법륜지 사르나트를 참배하고, 19일에 부처님 성도지인 보드가야에 도착하니 마하보디대탑이 뜨거운 열기 속에서도 장엄했다. 보드가야 대탑에서 직선으로 300m 거리에 우리의 목적지인 분황사가 있었다. 분황사는 설매와 연취 보살이 50억 원을 희사하여 건립 추진된 한국사찰인데, 우리는 그 한국사찰 분황사의 준공식 및 점안법회에 참석하러 간 것이다.
인도 고온의 날씨와 긴 우기의 습기를 견뎌야하기 때문에 분황사의 건축 재료로 철근과 콘크리트가 사용되었다. 하지만, 건축양식은 한국 전통 사찰 모습을 그대로 따랐다.
5월 20일 오전에는 분황사 대웅보전에서 복장·점안법회가 열렸고, 오후에는 마하보디 사원 내 대탑에서 고불식이 봉행됐다. 인도 전통방식으로 공중에 꽃을 뿌리며, 대중들이 행렬을 지어 직접 걸어서 대탑으로 이동했다. 마하보디 대탑 뒤편 넓은 뜰에서 고불식이 진행되었고, 참석한 대중이 함께 『금강경』을 독송했다.
드디어 5월 21일에는 분황사 준공식과 보건소 착공식이 거행되었다. 분황사 준공식에는 500여 명이 참석했다. 날씨는 뜨거웠고, 후끈후끈한 열기로 인해 땀이 비 오듯 했다. 인도식 에어컨인 쿨러가 여기저기 설치되어 있었지만, 쿨러 앞에 있는 몇 사람만 조금 시원함을 느꼈을 뿐,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은 쿨러가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였다. 모두 뜨거운 열기를 온몸으로 받으며 1시간 동안 행사에 참석했다.
분황사 준공식이 끝나자마자 대중들은 분황사 경내에 지어질 보건소 착공식 장소로 이동했다. 보건소 착공식이 진행되는 장소에는 천막조차 설치되지 않아서, 작렬하는 태양의 열기를 온몸으로 받아야 했다. 보건소 건립을 위해 백천문화재단이 건립기금 3억 원을 후원했다. 보건소는 2층 건물로 지어질 예정인데, 1층에는 진료소, 2층에는 봉사자 숙소 등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했다.
인도 보드가야에 불자들의 보금자리가 생겨서 사부대중 모두 기뻐했다. 분황사가 한국 불자들의 큰 자긍심으로 더욱 발전하여 불법을 널리 홍포하고, 많은 중생의 아픔을 어루만져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곳이 되기를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