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한주영(불교환경연대 사무총장)
유럽연합(EU) 기후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올 해 지구 표면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62도 높은 것으로 밝혔다. 이는 2015년 체결한 파리협정의 목표치인 1.5도를 넘어선 것이어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파리협정 당시 국제사회 196개국은 1850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지구 평균 기온 상승치를 2도 아래에서 억제하고 1.5도를 넘지 않도록 노력하자고 합의했다. 그리고 다음 해인 2016년에는 인천 송도에서 IPCC 1.5도 특별보고서를 채택하고 1.5도를 넘지 않도록 하는데 합의했다. 그 이유는 1.5도를 넘어서면 지구생
명시스템이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지금 지구는 신생대 홀로세 시기로 생명이 살기 좋은 매우 안정적인 기후대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산업화 이후 과도한 화석연료사용으로 인한 지구온난화와 과도한 산림벌채와 토지이용, 환경오염 등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로 인해 안정적인 기후대가 끝나고 새로운 지질대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생물종 다양성이 급격히 사라지고 있으며 지구상에 여섯 번째 대멸종이 시작되었다고 말하며, 이러한 지질변화는 바로 인간에 의해 일어난 변화라하여 새로운 지질대를 인류세라고 한다. 2019년 기준으로 약 100만 종의 동식물이 절멸 위기에 처했으며 절멸 속도는 과거 1,000만 년 동안의 평균 절멸 속도보다 수십 배에서 수백 배는 빠른 것으로 보고됐다.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이미 수십년 전부터 유엔에서 기후변화에대한 당사국 총회를 개회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였지만, 온실가스 감축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이 지점에서 그 원인을 깊이 살펴보아야 한다. 산업사회를 전셰적으로 확장시켜온 경제 시스템은 자본주의이다. 자본주의 산업경제 시스템은 무한 성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성장하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는 경제시스템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획기적이고 유의미한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결과는 얻을 수 없다. 이러한 성장주의 경제시스템 하에서 사람들은 돈을 모든 것의 가치 위해 올려 놓게 되는 가치의 전도가 일어났다. 우리는 안다. 돈보다 소중한 것이 얼마나 많은지. 하지만 현실에서는 언제나 돈이 우선시 된다. 무슨 일이던 경제적 이익의 관점으로 결정한다. 이러한 전도된 가치관을 바로 잡고 성장이데올로기에 벗어나서 성장하지 않으면서도 잘 사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 마음 속에 탐진치 삼독을 다스려야 하고, 소유에 의한 행복추구가 아니라 나누고 베푸는 더불어 함께 사는 행복추구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부처님께서 깨우쳐주신 연기의 세계관이 큰 힘이 된다.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고, 나라고 할만한 실체가 없으며 모든 것은 무상하다는 사실을 깨우친다면 탐진치 삼독에서 벗어나 돈보다 생명의 가치가 소중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이런 가치관의 전환과 사회시스템에대한 대전환 없이는 획기적인 온실가스 감축도 불가능하고 기후위기와 생물대멸종도 막을 수 없다. 그러므로 불자들이 먼저 소욕지족을 실천하여 자발적 가난을 실천하고 나누고 보살피는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그러면 성장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서 현실에 있는 것에 만족하면서 공유하고 공생하는 사회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사회대전환이 일어날 때 지구생명시스템의 붕괴를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