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철학과 서양 심리학

[불교와 심리학]
불교 철학과 서양 심리학
Buddha philosophy and western psychology

저자: 타파스 쿠마르 아이크(Tapas Kumar Aich)
번역자: 이현숙

출전: US National Library of Medicine,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Buddha philosophy and western psychology

(1) 불교와 정신분석 심리치료

정신분석가 칼 융(Karl Jung)은 선불교 학자인 다이세쯔 테이타로 스즈키(Daisetz Teitaro Suzuki)의 저서 『선 불교 입문(Introduction to Zen Buddhism)』의 서문을 썼고 1948년 스즈키와 함께 책을 출간했다. 융은 서문에서 깨달음의 경험을 전체성으로의 변형으로 강조하면서 “서양 문화에서 그러한 깨달음에 대한 열망을 부분적으로 이해하고 있고 이해해야만 하는 유일한 행위가 심리치료”라고 말했다.

스즈키,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1957년 정신분석가들과 함께 선불교와 심리분석에 관한 워크숍을 멕시코에서 했는데 프롬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정신분석은 서양인의 정신적 위기를 나타낸 것이고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시도다. 공통적인 고통은 자신으로부터, 타인으로부터, 그리고 자연으로부터 자신을 분리하는 것이다. 삶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것 같고 온전하게 살지도 못하고 죽을 것이며 풍요롭지만 기쁨 없는 삶을 살고 있다는 자각이다.

선은 존재의 본질을 고찰하는 기술이며 구속에서 벗어나 자유로 가는 길이다. 선은 우리의 자연 에너지를 해방시키고 행복과 사랑에 대한 능력을 표현하도록 자극을 준다. 선에 대한 지식과 관심은 정신분석 이론과 기술에 풍부하고 확실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선은 정신분석과 방법은 다를 지라도 집중을 강화시키고 통찰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은 같다. 또한 본다는 것이 무엇인지, 창조적인 게 무엇인지, 객관과 주관의 분리에서 비롯되는 필연적인 경험인 정서적 오염과 그릇된 지성을 극복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감각을 고양시켜 준다.”

(이하 생략)

(2) 불교와 실존심리학

부처님은 삶은 고통이라고 했다. 실존심리학은 존재론적인 불안에 대하여 말한다. 부처님은 고통은 집착 때문이라고 했다. 실존심리학 또한 비슷한 개념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어떤 혜택을 얻으리라 기대하고 사물에 집착한다. 열반에 대한 불교의 개념은 실존주의자들의 자유에 대한 개념과 무척 비슷하다. 사실 불교에서 말하는 자유는 윤회와 카르마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 실존 철학자에게 자유란 우리들 존재 자체다. 부처님은 고통을 소멸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실존심리학자는 치료자가 환자의 고통과 그 뿌리의 실체를 스스로 알아내도록 도와주는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환자 또한 치료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한다. 환자의 역할은 계속해서 피해 온 두려움을 직면하는 것이다. 특히 치료과정에서 자신을 잃어버릴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직면해야 한다.

(3) 불교와 인지행동치료

불교의 마음챙김 수행은 심리학적 치료에 분명하게 통합되었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인지 재구성을 다루는 심리치료는 개인적 고통에 대한 불교적 해결책을 함께하고 있다.
프롬은 두 가지 타입의 명상법을 구분했는데 첫 번째는 긴장완화를 도와주는 자기암시법과 두 번째는 집착, 욕심, 미망을 없애는 수준에 다다르기 위한 명상이다. 간략하게 말하면 높은 수준의 의식에 도달하는데 쓰는 방법이다. 프롬은 두 번째와 연관된 명상법은 불교의 마음챙김 수행에서 온 것으로 보았다.

(4) 불교와 마음챙김 명상(MBST: 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

카밧진(Kabat)Zinn)은 지난 10년 동안 4000명이 넘는 환자들과 함께 하면서 8주 마음챙김 명상 프로그램을 발전시켰다. 카밧진의 설명에 의하면 마음챙김 명상 프로그램은 매 순간 순간을 알아채어 좋은 경험이든 싫은 경험이든 모든 경험을 완벽하게 내 것으로 하는 ‘주인되기’ 훈련이며 이것이 바로 고통스러운 삶을 온전히 사는 정수다.

카밧진은 한때 선 수행자였다. 오늘날 마음챙김 명상은 불교식으로 배우고 수행하지만 그 핵심은 어디서나 같다. 그러나 마음챙김이 불교에서 온 것은 우연이 아니다. 불교의 최대 관심사는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이며 미망을 없애는 것이다.

임상진단에서 마음챙김 명상 프로그램이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가진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 또한 놀랄 일이 아니다. 이 프로그램은 과중한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5) 불교와 변증법적 행동치료(DBT: Dialectical behavioral therapy)

선 수행자 리네한(Linehan)은 변증법적 행동치료에 관하여 말하기를 “이름이 말해주 듯 변증법적 행동치료는 ‘변증법’에 중요한 특징이 있다. 다시 말해 계속되는 정반합 과정에서 반대와 조화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조화로 받아들이는 것을 강조하는 것은 불교 수행 관점과 서양 심리학의 통합에서부터 나온 것이다.”

리네한은 또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마음챙김 기술은 변증법적 행동치료의 중심이다. 마음챙김은 동양의 정신수행에서 나온 명상수행의 또 다른 심리적 행동 형태다. 여러 임상연구는 변증법적 행동치료가 경계성 인격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알버트 엘리스(Albert Ellis) 박사는 합리적 정서훈련치료법에 있는 원리들이 많은 부분 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어떤 것은 수 천 년 전에 도가와 불교 사상가들이 말했던 내용이다. 예를 들면 불교에서는 분노와 악의를 종교적 수행 개발에 중요한 방해 요소로 여긴다. 분노에 대한 일반적인 불교적 해결책은 사랑에 대한 사색이다. 이것은 ‘정서훈련’으로 알려진 인지행동치료 기술을 이용하는 것과 유사하다.

행동주의 학파는 인간의 기능을 행동의 원리로 축소하여 설명한다. 이런 원리는 조작할 수 있어 환자의 삶에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한다. 팔정도에서 이러한 접근을 볼 수 있는데 정업, 정언, 정명을 권하는 것이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