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에서 증가하는 불교 수행법의 활용

[불교와 심리학]
심리학에서 증가하고 있는 불교 수행법의 활용
Increasing use of Buddhist Practices in Psychotherapy

저자: 다니엘 골먼(Daniel Goleman)
번역자: 이현숙

출전: Buddhanet: Increasing use of Buddhist Practices in Psychotherapy

심리학자이자 언론인인 다니엘 골먼(Daniel Goleman)은 1995년에 그의 저서 『감성지능(Emotinoal Intelligence)』을 출간함으로써 광범위한 지명도를 얻었다. 그의 다른 저서 『파괴적인 감정: 달라이 라마와 가진 과학적 대화(Destructive Emotions: A scientific Dialogue with the Dalai Lama)』은 불교학자, 인지과학자, 그리고 달라이 라마와 가진 마음에 대한 5일 간의 회의 일지를 기록한 것이다. 아마도 불교만큼 마음의 구조에 대하여 심층적으로 탐구해 온 종교나 영적 수행법은 없을 것이다. '미국 과학자(American Scientist)‘ 잡지의 편집자 마이클 스피(Michael Szpir)는 뇌과학과 동양의 종교적 수행 간의 융합에 대한 골먼의 생각을 듣고자 인터뷰했다.

Michael Szpir: 마음을 이해하는 불교의 접근 방법과 서구의 접근 방법, 둘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흥미를 가지게 되었습니까? 또한 자신을 불교신자로 생각하십니까?

Daniel Goleman: 1970년대 2년 동안 아시아, 특히 인도, 스리랑카, 다람살라에서 보낼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마음에 대한 이론으로 아시아 종교를 공부했는데 심리학 체계가 아시아 종교의 핵심에 잘 설명되어 있고 그 핵심과 심리학 체계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가장 완전하게 설명되어 있는 것은 불교의 사고 체계라 할 수 있는 아비달마입니다. 아비달마는 어떻게 마음이 작동하고 고통이 일어나는지 그 과정과 해결책, 특히 명상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불교가 오랫동안 부단하게 이어져 왔음에도 서양 심리학 연구에서 이러한 불교 심리학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 당시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동료 교수는 거의 없었습니다. 저는 명상을 시작했고 상당 기간에 걸쳐 불규칙하게나마 계속하였습니다. 매우 다양한 종류의 명상을 경험하였고 그 후 마음챙김이라고 하는 불교방식에 정착했습니다. 마음에 대한 접근법에서 동양과 서양의 가장 큰 차이는 서양이 과학적 방법 즉 객관적 삼인칭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동양 불교 수행은 명백하게 주관적 일인칭 관점이라는 점입니다.

Michael Szpir: 이러한 차이들이 어떻게 해소되었을까요? 새로운 접근법, 어떤 과학적 혁명을 개발하는데 답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Daniel Goleman: 인지 신경 과학의 영역 내에서 마음을 탐구할 때는 일인칭의 경험과 측정 가능한 삼인칭 데이터를 통합하는 것이 최고의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요크 대학의 프란치스코 바레라(Francisco Varela)와 동료 교수 에반 톰슨(Evan Thompson)은 통합을 제안하고 '신경 현상학'이라 명명하였는데 일인칭의 경험과 대화 상대로서 훈련된 이인칭 그리고 에프엠알아이(FMRI: 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e)와 같은 표준 삼인칭을 유려하게 엮는 것입니다. 바레라는 고도로 훈련된 마음의 관찰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노련한 명상 전문가들이 그런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고 제안합니다.

Michael Szpir: 최근에 심리학에서 불교 명상 기법이 인기를 얻는 배경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단지 지나가는 유행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시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Daniel Goleman: 소그룹의 심리치료사가 명상 수행에 처음 주목하기 시작한 이래로 지난 30년간 명상을 치료요법으로서 활용하는데 대한 관심은 불규칙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보다 폭넓은 층의 심리치료사가 명상을 적용한 사례가 놀라울 정도로 증가했습니다. 관심도 훨씬 높아졌어요. 강박 장애증에 성공적으로 적용한 사례, 중증 장기 우울증 환자들의 재발률을 50% 떨어뜨린 사례도 보고되었습니다.

Michael Szpir: 불교에서 말하는 ‘정신적 고통’의 개념은 실체에 대한 인식을 방해하는 마음의 상태로 이해합니다. 박사님은 책에서 불교의 정신적 고통과 서양식 관점에서의 파괴적 감정 간의 미묘한 관계에 대하여 말씀하셨습니다. 이러한 불교적 아이디어가 감정과 마음의 상태에 대한 서양 과학자들의 관점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는지 궁금합니다.

Daniel Goleman: 예를 들어 증오 같은 정신적 고통은 현실 인식을 방해한다기보다 오히려 인식을 왜곡시키는 듯합니다. 인지 심리학도 같은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증오와 같이 강한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혀 있을 때 그 감정은 기억과 선택적 관심을 왜곡시킵니다. 불교적 관점은 그러한 상황이 현실 인식을 왜곡하고 내적 불균형을 초래하기 때문에 고통스러운 상태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반면 서양에서는 어떤 감정이 “파괴적”이라고 할 때는 그 감정 때문에 스스로를 또는 다른 사람을 해칠 때입니다. 불교적 관점에서는 파괴성을 보다 미묘한 정도의 차이별로 다루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보다 세세한 정의가 서양의 과학적 틀에 들어오게 될지는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Michael Szpir: 박사님은 ‘파괴적 감정’에서 무아에 대한 불교적 개념이 마음에 대한 과학적 관점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지 말씀하셨습니다. 조금 더 상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Daniel Goleman: 무아의 정의는 비유하자면 마음의 CEO가 없다기보다 끊임없이 권력을 위해 힘겨루기 하는 경영위원회가 없다는 것으로 말하고 싶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자아란 안정적이거나 통제되는 실체가 아니라 마음-실체가 아닌-의 거울이고 단지 실체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이러한 정의가 우리의 일상 경험과 정반대로 보이지만 인지신경과학에서는 마음의 분해를 자아의 해체로 표현합니다. 그래서 자아에 대한 불교 모델은 지난 세기동안 서양의 사고를 지배했던 개념보다도 더 맞는 것 같습니다.

Michael Szpir: 박사님은 책에서 서양 과학이 어떻게 해서 인간 본성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경향을 보이는지 말씀하셨습니다. 예를 들면 이타심을 인간들 자체의 유전적 적합도를 높이기 위한 일종의 이기적 행위의 진화전략으로 설명하신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불교는 반면에 이타적 행동에 대한 동기로 자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렇다면 과학이 인간 본성에 대한 보다 긍정적인 불교적 관점을 통합할 것인지,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Daniel Goleman: 보다 긍정적인 관점은 불교로부터 온 것이 아니라 이미 심리학에 도입되어 있습니다. 펜실바니아 대학 심리학자인 마틴 셀리그만(Martin Seligman) 박사는 자비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심리 상태와 ‘몰입(flow)'같은 경험들을 연구하려는 학계의 움직임을 선도해 왔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전 심리학이 부정적 심리상태에 초점을 맞추었고 한쪽에 치우친 접근과 지난 세기 동안 심리학을 정형화한데 따른 역기능에 대한 반발로 일어났습니다.

(중략)

Michael Szpir: 끝으로 달라이 라마와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게 어떤지 궁금합니다. 같이 어울려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능한지요? 아니면 그 분은 생각보다 더 격식을 차리시나요?

Daniel Goleman: 저보다 운이 좋지 않는 한 요즘은 달라이 라마와 시간을 보낼 수 없을 거예요. 정말 많은 요청으로 일정이 빠듯합니다. 그렇지만 함께 할 기회가 있다면 그분의 존재감, 자연스러움, 매사 즐기는 기쁨을 강하게 느끼실 겁니다. 이런 것들은 전염성이 있지요.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