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불교]
젠(선)과 건식 조경 정원 예술
Zen and the Art of Dry Landscape Gardens
저자: 메헬 맥아더(Meher McArthur)
번역자: 이영희
원문 게재일자: June 15, 2015
출전: Buddhistdoor: Zen and the Art of Dry Landscape Gardens
LA를 근거지로 한, 아시아계 예술학예사, 작가, 교육자이다. 아시아 예술을 조망하는 20개가 넘는 전시회를 기획했고 그녀의 저서로는 “불교예술 읽기; 불교 기호와 상징에 대한 삽화가 있는 안내서(Thames & Hudson, 2002)”, “아시아의 예술: 재료, 기법, 스타일(Thames & Hudson, 2005)” 등이 있다.
쿄토 료안지 사의 건식 정원. 메헬 맥아더 사진
료안지(Ryoan-ji)는 일본관광객뿐 아니라 외국인도 쿄토에서 가장 많이 방문하는 장소 중 하나이다. 그 사찰의 건식 정원은 산과 강과 같은 자연의 요소가 큰 바위나 자갈을 써서 축소되고 유형화된, 일본식 카레-산슈이(kare-sansui, dry landscape) 정원 전통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세련된 본보기일 것이다. 이와 같은 유형의 많은 정원이 선불교 사찰에 있기 때문에, 그 정원들은 서양에서 “젠스타일 정원”으로 알려 졌고(일본에서는 아니지만), 선 명상의 고요와 집중을 나타내는 세계적인 상징이 되었다. 이제 그 정원들은 일본 자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 있는 일본 스타일의 정원에서 찾아 볼 수 있고, 심지어 책상의 장식물로서미니어처 상품으로도 만나 볼 수 있다-아마도 사무실에서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마음을 집중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여겨지기 때문일 것이다.
건식 조경의 정원은 8세기 경 최초로, 일본식 정원 디자인의 한 요소로서 등장한다. 그 후, 헤이안시대(783-1185)에 더욱 널리 퍼지게 되었고, 중국식 정원에 영향을 받았다. 그 정원에는 일군(一群)의 바위들이 불사자(Immortals)들의 섬인, 펜글라이 산(Mount Penglai, J. Horai-san)을 표현하기 위해 종종 배치되었는데, 중국 도교 신앙과 관련 있는 인물과 장소들이 배치되었다. 헤이안시대의 일본 귀족의 정원에서는, 영리하게 배치된 바위들이 극적인 산과 좀 더 부드러운 언덕을 떠올리게 했으며, 모래와 자갈은 시내, 강, 바다를 표현하였다.
일본 정원에 대한 중국의 영향은 수 세기에 걸쳐 계속 되었다, 12세기 말, 일본의 불자들은 선(禪)이라 불리는 불교 명상법을 배우기 위해 중국 남부로 가서, 일본에 선을 도입하였고 “젠”이라 재명명 하게 된다. 무사계급은 황궁으로부터 일본의 통치권을 차지하고, 곧 선이라는 불교 형태를 환영하였다. 왜냐하면 그들은 언제라도 죽음과 대면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사무라이 무사들과 잘 연관될 수 있는 개념인, 단순성, 엄격성, 순간에 살기를 선불교가 강조했기 때문이었다. 무사들의 후원 하에, 선불교 사찰은 카마쿠라라는 최초의 군사 수도(지금의 도쿄 근처)에 세워졌고, 후에 쿄토에도 세워졌다. 초기의 일본 선불교 사찰의 정원은, 그 당시의 가장 인기 있었던 호수와 섬, 바위, 나무, 꽃들이 있는 중국식 정원과 유사하였다. 그러나 14세기와 15세기에, 군사수도가 쿄토로 이전된 이후부터, 일본의 몇몇 중요한 선 사찰들은 땅 위에 장관을 이루는 건식 정원의 특징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쿄토, 사이호지에 있는 현재는 이끼 정원인 건식 정원, 출처 japanesegardensonline.com
쿄토, 긴카쿠-지에 있는 후지산과 갈퀴질 한 자갈이 있는 건식 정원, 출처 everytrail.com
료안지 건식 정원의 세부 모습, Tedmoseby 사진, 출처 wikipedia.org
선 불교도들은 자연의 표현이 수행자가 현생에서 명상하고 사토리(satori), 즉 돈오를 추구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능숙한 선 수행자들이 그들의 수행에 도움이 되도록, 중국과 일본 출신의 세련된 현대 예술가에 의해 그려진 대담한 풍경화가 이용되었다. 이러한 그림에서 자연 풍경의 주요 요소는 산, 강, 안개, 나무였는데 단순화되고 추상화되었다. 이것은 좌선하는 동안 수행자들에게 집중점을 제공했고 그들이 세상의 물질적 방해를 벗어버리고 현실의 진리에 접근하도록 해주었다. 그 정원들은 명상실로 가는 길 도중에 만들어 졌기 때문에, 수행자의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데 도움이 됐다는 것이 더욱 있을 법 한 설명이지만, 확실치는 않을지라도 선 사찰 정원의 건조한 풍경이 이러한 목적에 소용되었다는 것은 가능한 일이다. 불교 승려이자 정원 디자이너인 무소 코쿠시(Muso Kokushi)는 최초로 쿄토에서 진정한 “선 정원”을 디자인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것이 사이호-지 사의 가장 유명한 상(上) 정원인데, 원래는 1330년대에 세 바위 “섬”을 특징으로 하는 건식 바위 정원으로 고안되었었다: 거북섬인 카메시마(Kameshima)는 헤엄치고 있는 거북이를 나타내고; 고요하고 평화로운 빛을 내는 평평한 명상바위인 자젠 세키(Zazen-seki)와; 평평한 화강암의 층으로 만들어진 건식 폭포인 카레-타키(Kare-taki)가 있다. 그 사찰은 무소가 건립한 후, 수 세기 동안 버려졌었는데, 건식 조경 위에 자란 이끼 때문에 현재는 “이끼 사찰”이라는 의미의 “코케-데라(Koke-dera)”로 대중에게 알려져 있다. 현재 이끼는 세 개의 섬을 둘러싸고 있어 물을 나타낸다고 여겨진다.
1 세기 후인, 15세기 말, 쿄토의 동산(東山)에 건립된 긴카쿠-지(Ginkaku-ji), 즉 은각사 에 있는 자갈 정원은 완전히 다른 건식 조경이다. 사찰의 전통적인 연못 정원에 견주어, 은막사 사찰 은각사 정원은 중앙에 산이 놓인 갈퀴질 된 구역을 특징으로 한다. (17세기의 자갈 조경에 더해) 그 산은 일본의 유명한 산인 바다로 둘러싸인 후지산을 닮았다. 이 갈퀴질 된 자갈 스타일은 자갈에 난 무늬가 자연을 재창조하려는 시도보다 기하학적이고 스타일이 뛰어났기 때문에, 그리고 그 스타일이 이후로 많은 일본 정원에서 장식적인 요소로 모방되었기 때문에 혁명적인 것이었다. ,
모든 건식 조경 정원 중에서 가장 유명한 정원은 16세기 료안지 사에 만들어졌다. 긴카쿠-지의 칼퀴질 된 자갈 바다 풍경과 사이호-지의 바위섬을 합쳐놓은 것으로, 매우 추상적인 조경이 주지스님의 주거지 베란다 옆의 직사각형 공간에 만들어졌다. 모두 총 15개의 돌들이 5개, 3개, 3개, 2개, 2개로 구성되어서 다섯 더미로 배치되어 있다. 그 조경은 베란다에서 볼 수 있도록 디자인 되었지만, 전체 구성을 어떤 좋은 위치에서도 한 번에 다 전경을 볼 수가 없다. 단지 한 번에 14개의 바위만이 시각적 공안, 즉 어려운 난제를 제시하면서 보일 뿐이다. 그 사찰의 신화에 따르면, 오직 깨달음을 얻는 것을 통해서만, 수행자가 15번째 돌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오늘날, 매일 정원 마당을 지나 줄지어 오는 많은 관광객 때문에 쿄토의 선 사찰의 자갈 구성 형태나 돌을 보고 마음의 고요와 평화를 찾는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러나 예전 그 당시에, 이 정원들은 조용한 휴식을 주는 곳이었다. 불교의 명상 수행자들이 명상실의 다다미 방석에 앉아 있지 않았을 때, 그들은 추상적인 흑백의 풍경을 주시하면서 앞에 놓여있는 정원에서 추상화된 자연의 구성을 명상하기 위해 베란다에서 쉬고 있는 모습이 목격되었을 수도 있고, 그들의 마음을 우주와 연결하고 있는 모습이 목격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