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 10인이 좋아하는 불교 영화 (part I)

[영화와 문학 속 불교]
선도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 10인이 좋아하는 불교 영화 (part I)
10 Leading Thinkers Choose Their Favorite Buddhist Films

저자: LION'S ROAR STAFF 글
번역자: 이현숙

원문 게재일자: June 23, 2017
출전: Lion's Roar: 10 Leading Thinkers Choose Their Favorite Buddhist Films


Photo (c) Alexander Podshivalov / dreamstime.com

우리는 배우, 영화 제작자, 작가 모두 10명에게 불교 메시지가 있는 영화 중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를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부처님 당시 영화가 있었다면 부처님은 영화를 좋아했을 것 같다. 이야기와 비유를 통해 자주 가르쳤던 것을 보면 훌륭한 영화가 보여주는 종교적 색채가 짙은 이야기를 높이 평가했을 것이다. 10명이 뽑은 10개의 영화는 다음과 같다.

• 크리스타 티페트(Krista Tippett)가 뽑은 퍼펙트 센스(Perfect Sense)
• 데이비드 그루분(David Grubin,)이 뽑은 사형수 탈옥하다(A Man Escaped)
• 제프 브리지스(Jeff Bridges)가 뽑은 위대한 레보스키(The Big Lebowski)
• 나이마 모라(Naima Mora)가 뽑은 쿵푸 팬더(Kung Fu Panda)
• 피터 코요테(Peter Coyote)가 뽑은 오프닝 나이트(Opening Night)
• 벨 훅스(bell hooks)가 뽑은 젠 라이프 (A Zen Life: D.T. Suzuki)
• 제시카 피멘텔(Jessica Pimentel)이 뽑은 매트릭스(The Matrix)
• 믹키 렘레(Mickey Lemle)가 뽑은 사랑의 블랙홀(Groundhog Day)
• 세스 그린랜드(Seth Greenland)가 뽑은 이중 배상(Double Indemnity)
• 마이클 임페리올리(Michael Imperioli)가 뽑은 모든 존재를 위하여(For the Benefit of All Beings)와 찬란한 달(Brillant Moon)

퍼펙트 센스 , 데이비드 맥킨지 감독 (2011)

추천인: 크리스타 티페트*

사실 요즘은 영화보다 TV를 더 많이 보지만 금방 떠오르는 영화는 퍼펙트 센스입니다. 몇 년 전 선댄스 영화제에서 초연되었지만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매우 정교한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완 맥그리거(Ewan McGregor)와 에바 그린(Eva Green)이 주연입니다. 아름다운 비주얼과 음악, 훌륭한 연기 및 각본, 감동적인 이야기, 강력한 SF이자 스릴러라는 점 등 제가 좋아하는 몇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이야기의 전제는 어느 날 전염병이 세상에 번져 인간이 한 번에 한 감각씩 잃어가기 시작합니다. 물론 슬픔의 단계가 있고 어느 정도 대혼란과 분노가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위험한 결말을 향해 나아가지만, 행복감과 깊이 있는 고양된 즐거움 또한 남아 있습니다.

이완 맥그리거가 레스토랑 주인 역을 맡아 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냄새와 맛의 감각이 사라진 후 인간이 식감을 즐기고 식사를 함께해야 하는 필요성과 그 순수한 기쁨을 어떤 식으로 배우는 지에 관한 것입니다.

이 영화의 제작자들이 불자라고 믿을만한 이유는 없습니다. 그러나 모든 미묘한 뉘앙스에서 느껴지는 현재에 대한 완전한 집중과 고통을 통한 치유는 불교 심리학과 인류애를 최대한 반영한 ​것 같습니다.


크리스타 티페트 (Krista Tippett)는 공영 방송 라디오 쇼와 온 비잉 (On Being) 팟 캐스트의 제작자이자 미국 인문학 메달(National Humanitiees Medal) 수여자이며 출간 예정인 ‘현명한 사람들'(Becoming Wise)의 저자이다.

사형수 탈옥하다, 로버트 브레송 감독 (1956)

추천인: 데이비드 그루빈

’사형수 탈옥하다‘는 로버트 브레송의 작품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프랑스 저항군 병사가 철옹성같은 나치 감옥에서 탈출하는 내용인데 이 작품을 선택한 것이 이상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부제인 ’바람은 소망하는 곳으로 흘러간다‘는 요한복음서에서 온 것이며 사운드 트랙은 모차르트의 ‘미사곡 C 단조’입니다. 표면상으로는 예측이 가능한 감옥 탈출기이지만 스토리가 조명보다 더 효과적인 극적 긴장감을 줍니다. 하지만 브레송은 뭔가 다른 것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이 영화는 영적인 영화, 확실히 기독교적 영화이지만 불교의 렌즈를 통해 보면 다르게 보입니다.

병사의 상황은 심각하지만 절망에 빠지지 않습니다. 그는 작은 행동, 그러나 자주 위험천만한 행동으로 교도소 동료들과 유대감을 맺으며 그들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탈출을 향한 계속되는 노력은 깨달음을 향한 붓다의 구도와 같습니다. 그는 쇠수저, 문의 나무 판넬, 침대 스프링 등 금욕적 분위기의 감옥과 감옥 벽을 면밀히 조사합니다. 그는 체계적으로, 의도적으로, 작은 세부 사항에 모든 집중을 기울여 계획을 세운 다음 …

결말을 알리지 않고 말하겠는데 이 영화는 젊은 불교 스님의 이야기를 떠올립니다. 젊은 스님은 넓은 강 맞은편에 있는 나이 든 현명한 스님에게 너무나 가고 싶어 외칩니다. “어떻게 제가 맞은편으로 갈 수 있나요?” 나이 든 스님은 대답합니다. “당신은 맞은편에 있습니다.”


데이비드 그루빈은 수상 경력이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자로 붓다(The Buddha), 유대계 미국인(The Jewish Americans​) R.F.K., 뇌의 비밀스런 삶(The Secret Life of the Brain)을 만들었다.

위대한 레보스키, 코엔 형제 감독 (1998)

추천인: 제프 브리지스*

위대한 레보스키에는 불교적 주제 같은 것은 없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 친구 버니 글라스만(Bernie Glassman)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언젠가 저에게 말했습니다. “많은 불자들이 위대한 레보스키에 나오는 주인공 ‘듀드(the Dude)’가 선사(禪師)라고 생각하는 것을 아시나요?”

저는 말했어요. “농담하지 마세요. 우리가 레보스키를 만드는 동안 선이나 불교에 관해서 전혀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코엔(Coen) 형제는 그것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요,” 버니가 웃었습니다. “그들 이름을 보세요. 코안(Koan) 형제잖아요.”

코안(공안 公案)은 당신이 생각하는 삶과 현실이 실제의 삶과 현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 때에야 이해가 되는 선문답입니다. 유명한 선문답은 대부분 오래 전에 중국어로 씌어졌습니다.

버니는 계속 말했습니다 : “위대한 레보스키에는 공안이 많아요. 주인공 듀드의 말을 빌면 공안은 ‘우리 시대의 말로’ 되어 있어요. 예를 들면 ‘듀드는 견뎌요. 매우 선(禪)스럽죠’ 또는 ‘듀드는 안에 없어요-전형적인 선(禪)- 또는 ‘도니, 당신답지 않아요’  또는 ‘그 양탄자는 정말 방에 잘 어울렸어’ 등 이 영화에는 선문답이 가득해요.“

버니는 이제 선사(禪師)가 되었고 위대한 레보스키에 불교적 주제가 있다고 저를 설득했습니다. 사실 우리는 그것에 관한 책을 썼는데 ‘듀드와 선사(禪師)(The Dude and The Zen Master)’입니다. 책 서문에 이 의문에 대한 답을 썼는데 일부가 잘려 나갔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불교 주제가 있는 영화가 뭐냐고요? 네, 위대한 레보스키입니다. 그러나 듀드가 말하듯, “단지 제 의견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주인공 듀드라고 생각하지만 제프 브리지스는 실제로 여러 재능을 가진 배우이자 가수이며 사진작가이고 사회 활동가입니다. 그는 크레이지 하트(Crazy Heart)로 아카데미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라이온스 로어 (Lion’s Roar) 잡지에 안드레아 밀러(Andrea Miller)가 특집으로 쓴 브리지스와 선스승 버니 글라스만과의 우정에 대한 특집 기사를 읽어 보십시오. 제목은 ‘듀드와 선사(禪師)(The Dude and The Zen Master)’입니다.

쿵푸팬더, 마크 오스본과 존 스티븐슨 감독(2008)

추천인: 나이마 모라

저는 쿵푸팬더가 불교의 근본 원리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하며 정말 너무 좋아합니다.

이 영화는 어린이와 어른 모두를 위한 것이며 이 점을 좋아합니다. 영화는 실제로 젊은이들과 부모가 불교 원리에 관하여 이야기하면서 시작하는데 그들은 서로에게서 자신을 바라보고 서로에게서 배웁니다.

주인공 포(Po)는 순전히 환경 때문에 용의 전사로 선택됩니다. 그는 후보가 될 가능성이 가장 적었습니다. 용문서를 얻기 위해 싸우지만 내내 성공할 수 없을 거라고 믿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말합니다. 마침내 용문서를 얻지만 무술과 삶의 모든 비밀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문서는 텅 빈 공백이었습니다.

포의 아버지는 뭔가가 특별하려면 그것이 특별하다고 믿어야만 한다고 말합니다. 포는 문서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자신이 특별하다는 것이 이해가 되면서 마침내 자신이 용의 전사임을 알게 됩니다.

니치렌 불교(Nichiren Buddhism)에서는 고혼존(gohonzon; 本尊)을 모시고 진언을 욉니다. 고혼존은 “우주처럼 무한한 우리의 삶을 비추는“ 문자 만다라입니다. 이 만다라는 모든 것이 본질적으로 깨어 있고 불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해 줍니다. 모든 것이 특별하고 삶에서 불성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을 믿기만 하면 됩니다.

*참고) 니치렌 불교(日蓮正宗 일련정종)는 니치렌이 1280년 10월 12일 먹물에 혼(魂)을 적셔 남목(楠木) 널빤지에 ‘남무묘법련화경(南無妙法蓮華經)’이라 썼다는 본존(本尊)을 섬긴다. 즉 ‘남묘호렌게쿄’를 봉창하면 누구나 강한 생명력과 지혜를 갖게 되며 소원을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이다.


나이마 모라(Naima Mora)는 미국의 차세대 모델(America’s Next Top Model) 우승자이자 가수이며 모델 행동(Model Behavior)의 저자이다. 이 책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썼으며 젊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오프닝 나이트, 존 카사베테스 감독 (1977)

추천인: 피터 코요테*

멋진 미국 영화 ‘오프닝 나이트’는 위대한 감독 존 카사베테스(John Cassavetes)가 만들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불교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습니다. 이 영화는 대단하고 용감한 한 여성에 대한 이야기인데 카사베테스의 아내 제나 롤랜즈(Gena Roland)가 연기했습니다. 주인공은 명성을 얻었고 재주가 있는 여배우이지만 현재는 지독한 알콜 중독으로 쓰러져 무대에서 기어 다닐 정도가 됩니다.

그녀는 젊은 배우(카사베테스)와 함께 일하는데 그는 괴팍하고 재능을 가진 스타입니다. 그녀의 프로답지 않음과 그녀가 일으키는 문제들, 영화를 제작하는 동안 그녀 때문에 겪는 힘든 일 때문에 격분합니다. 그는 무정하고 자만심에 차 심하게 고통 받는 여자에게 매우 잔인하게 대합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제나는 무대 위에 서서 너무 술에 취해 대사를 기억할 수 없습니다. 그녀가 즉흥적으로 연기를 할 때 카사베테스는 갑자기 그녀에 대한 자비심이 생깁니다. 그때 저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는 제나와 함께 즉흥연기를 시작하고 자신의 능력을 온전히 바쳐 그녀가 가능한 한 최상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는 제나를 재발견했고 이것을 그녀가 알아채고 이해하여 그가 보여 준 사랑과 존경을 느끼며 행복해 합니다. 그것은 제가 본 영화에서 가장 위대한 자비심을 보여 준 장면 중 하나이며 불교의 정수를 완벽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달라이 라마 (Dalai Lama)의 유명한 말씀 “나의 종교는 친절입니다.”가 생각납니다. |END


피터 코요테(Peter Coyote)는 배우이자 수상 경력이 있는 작가이며 순류 스즈키 로시 (Shunryu Suzuki Roshi) 계보에서 수계를 받은 승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