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 중국 불교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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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 중국 불교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
Nurturing the Roots of Chinese Buddhism in Africa

저자: 벤싱스님(Ven. Ben Xing)
번역자: 주자영

원문 게재일자: Dec 29, 2016
출전: Buddhistdoor: Nurturing the Roots of Chinese Buddhism in Africa

*모든 사진은 저자 제공

벤싱스님

나는 1978년 4월 23일 말라위에서 태어났고, 속명은 사이몬 마네이즈 마사우코(Simon Manase Masauko)이다. 내 법명은 벤싱(ben xing)으로 ‘깨달음’이라는 뜻인데, 더 자세히는 ‘깨달음의 근원’을 의미한다. 2000년에 대만의 큰 스님인 후이 리(Hui Li)스님이 지어주셨다. 후이 리 큰 스님은 대만 대승불교 승려로서는 처음으로 아프리카에서 인본주의 불교를 설법하셨다.

후이 리 큰 스님은 아프리카 청년들에게 불법의 씨앗을 심는 데 뜻을 갖고 아프리카 불교대학 설립 창립 멤버 중 한 명이 되었다. 지금까지 이 대학에서는 콩고를 비롯하여 마다가스카르, 말라위, 모잠비크, 탄자니아, 남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온 500여 명 이상의 졸업생을 배출하였다. 또한 후이 리 큰 스님은 아미타불케어센터의 설립자로 이 센터는 아프리카를 비롯해 전 세계에 있다.

내가 처음으로 불법을 공부하는데 흥미를 갖게 된 것은 『메이플라워 2 – 자유를 향한 불교도의 여행』(Mayflower 2, C.T.Chen)을 읽고나서였다. 이 책은 삶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보여주었고, 불교만의 독특한 접근방식과 철학으로 나를 깨우쳤다. 그 후 1999년, 나는 아프리카 불교대학교의 3년 수행과정을 신청한 말라위 출신 6명 중 한 명이 되었다. 대학교에 다닐 때 내가 마주쳐야 했던 첫 번째 도전은 언어를 포함한 문화적 차이에 적응하는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도전은 기독교를 따르던 내가 새로운 종교를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벤싱스님(오른쪽), 동료 스님과 함께

우리는 대승불교에 기반을 둔 인본주의 불교를 배우고 수행하였다. 매일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정신수행을 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6시에 예불을 드리고 7시에 아침공양을 한다. 아침공양 후에 맡은 소임을 하다보면 8시에 수업이 시작된다. 정오가 되면 점심공양을 하고, 오후 2시부터 수업이 재개된다. 3시 50분에 수업이 끝나면 5시 30분에 시작되는 저녁공양 전까지 자유시간이다. 7시에는 자율학습시간이다. 저녁 10시 잠자리에 들기 전인 9시부터 9시 45분까지 사마타(samatha) 명상을 하였다.

2002년, 대만 불광산사의 종립학교인 충린 남자대학교(Tsung -Lin Male University)에서 공부를 계속했고, 전과 비슷한 일과를 보냈다. 학교에서는 오계를 따를 것을 권했다. 모든 불자가 살아가는 데 지침으로 삼으며 삶을 절제하는 오계는 살아있는 것들을 해하지 않고, 주어지지 않은 것을 탐하지 않고, 성적으로 문란하게 살지 않으며, 거짓말하고 험담하지 않으며, 술이나 마약을 하지 않는 것이다.

벤싱스님(오른쪽). 동료 스님과 함께

보살행의 주요 가르침은 깨달음과 중생구제를 목표로 수행한다. 2003년에 미얀마에서 공부를 계속하게 되었다. 국제 테라바다 포교 대학(International Theravada Buddhist Missionary University)을 다녔는데, 이곳은 해탈, 명상, 아라한의 성취에 중점을 두고 있다. 테라바다 불교와 대승불교를 비교하자면, 내 생각에 기본 개념은 똑같으나 생활방식이라든지 비구와 비구니 일상의 차이점이 가장 눈에 띄게 다르다. 예를 들면, 대승불교에서는 공양간에서 음식을 하는데 테라바다 불교에서는 탁발하여 음식을 구한다.

불법은 그 자체로 매우 융통성 있고, 완벽하고, 완전하다. 하지만 아프리카에 불교의 가르침을 전파하려면 여러가지 어려움과 장벽에 마주치게 된다. 왜냐하면 다른 종교와는 달리 불교는 설법이나 개종에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말라위 사람들이 믿는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개종에 매우 적극적이어서 불교는 상대적으로 낯설기만 하니 향후에도 아프리카인에게는 친숙하지 않은 종교로 남아있을 확률이 높다. 더군다나 내가 지난 15년 동안 만났던 불자들은 자기중심적이거나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했다. 때문에 불교가 윤리적 책임과 연민에 대한 대지혜를 이야기하고, 또 도덕적 책임과 함께 인간을 해탈과 깨달음의 상태로 이끌어주는 반야 지혜를 가르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불교가 인본주의적 가치를 잃어버린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대부분의 아프리카 사람들은 정신적인 삶이란 초자연적인 힘에 대한 믿음에 달려있으며 악은 사탄의 영향에서 비롯된다고 믿는다. 이러한 생각의 구조로 인해 일반 아프리카 사람들이 인연법, 연기법, 업과 업보의 순리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이렇게 미묘하게 근본적으로 다른 시각을 가진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교를 이해하기 어렵지만, 이러한 차이점을 이해할 수 있는 지식인들이 불법을 전달하는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싱윤(Hsing Yun)큰스님, 후이 리 큰스님, 다른 아프리카 상좌들과 함께

전통적인 문화적 가르침을 완전히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 덕분에 불교는 상당히 다양한 사회에서 쉽게 받아들여졌다. 예를 들면 스리랑카에서는 스리랑카 문화와 동화되었고, 중국에서는 중국의 문화에, 네팔에서는 네팔의 문화와 동화되었다. 하지만 아프리카 사람들이 초월적인 신이라는 개념이 희미한 문화적 가치를 가진 종교를 완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 생각된다. 가르침을 세분화 해야하고, 다양한 아프리카 전통과 문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아프리카 사람들이 불교를 완전히 받아들이게 하려면 기독교와 이슬람교로부터 특정 개념을 채택해서 차용해야 한다. 또한 아프리카에서 포교하는 사람들이 설법과 독경, 여러 활동을 중국어로 행하고 있는데, 이러한 언어적 장벽이 포교의 또 다른 주요 방해 요소라고 생각한다. 말라위도 예외는 아니다.

천주교가 말라위에 안착하게된 몇 가지 방법을 불교가 배운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불교를 포용하고 그 심오한 가르침을 배우고자 할 것이다. 천주교에서도 독신생활을 하면서 행동규범을 지켜야하는 남·여 수도공동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천주교의 수행 방식이 불교와 유사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천주교는 아프리카의 전통을 받아들여서 널리 전파되어 부흥하였다. 먼저 한 지역의 특정 그룹을 대표로서 힘을 실어주었고, 선교사들이 지역의 관습을 수용하고, 현지 음식을 먹고, 현지 언어로 소통했다. 천주교는 전국적인 차원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여러 혜택을 주고 있다. 불교가 진면모를 드러내는데에 보수적인데다가 아프리카 사람들을 가족으로 받아들이기까지 수 십 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불법을 통해 연기, 평등, 업, 인과응보인 사성제의 근본과 주된 사상을 배웠다. 예를 들면 연기법이나 봉사, 감사, 자비, 자애, 회향, 긍정적인 행동을 실천하기, 무엇보다도 사마타와 위빠사나 명상을 통해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방법 등이다. 사성제와 팔정도는 가장 근본이 되는 가르침으로 몸과 마음을 활기차게 만들어 스트레스와 우울을 이겨내어 건강하게 하고, 우리의 정신적 능력을 예민하게 하며 통찰력을 갖게 하여 일상을 지혜롭게 지낼 수 있게 할 수 있다.

벤싱스님(오른쪽), 동료 스님과 함께

앉아서 명상할 때 주의 깊은 마음을 가지고 집중하는 것은 근본적인 수행 방법으로 몸과 마음을 고요하게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매우 바쁘게 살아가기 때문에 마음챙김 명상의 본질은 다양한 방법으로 수행될 수 있다. 운전할 때 운전자는 모든 운전과정에 완전히 집중하고, 다른 모든 운전자들에게 집중해야 한다. 무언가를 먹을 때 먹는 음식과 그 과정에 집중해야 하고, 말할 때는 말하는 과정과 말하는 단어에 집중할 수 있다. 목욕할 때 목욕 과정에 마음을 써야 한다. 요약하자면 명상은 어떠한 활동으로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위빠사나 관찰을 연마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사마타의 기초를 다지려면 좌선하는 시간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끝으로 나는 후이 리 큰스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아프리카에 불교의 가르침을 전파하는데 기여해온 모든 이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분들이 없었다면 나는 부처님의 깊은 가르침을 접할 수도, 수행할 기회도 없었을 뿐 아니라 아프리카 전역에서 온 많은 학생들 또한 불법을 공부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프리카 포교를 위해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포교사들은 불교의 가르침과 개념을 더 깊은 수준으로 이해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 줄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영어로 쓰인 불교자료가 필요한데, 아프리카의 국립·사립 도서관, 초·중학교와 대학교에 보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 불교협회를 구성하여 아프리카 불교대학 졸업생들이 불법의 선구자가 되도록 지원하면 지역사회에 불교의 사상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END